‘빨강머리 앤’ 아동문학가 신지식 선생 별세…향년 90세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8일 10시 14분


1963년 루시 몽고메리의 고전 ‘빨강머리 앤’을 처음으로 번역, 국내에 소개한 아동문학가 신지식 선생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90세.

18일 문학계에 따르면 신 선생은 지난 12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를 감안한 결정이었다고 유족측은 전했다. 이달 14일 경기 용인 용인공원에 안장됐다.

고인은 1930년 1월1일 서울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화여고,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이화여고 교사, 이화여대 강사로 근무했다.

1948년 ‘하얀 길’로 제1회 전국여자고등학교 학생 문학작품 현상공모에 당선됐다. ‘하얀 길’은 이화여고 재학 시절 일기에 썼던 것을 단편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이에 작가의 내면세계가 잘 드러나 있다는 평을 받는다.

1956년과 1957년 ‘새벗’에 분홍조갑지‘와 ’탱자 아주머니‘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58년에는 ’감이 익을 무렵‘을 출판했다. 초기 신 선생의 작품은 소녀적 감성이 담긴 꿈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아이들에게 읽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외국 책 번역도 시작했는데 1959년 ’희랍(神話) 신화‘를 번역·편집했고, 이후 1960년 ’앤의 청춘‘을 앤 시리즈 첫 도서로 출간했다. 신 선생의 ’앤 시리즈‘ 번역본은 현재에 와서 읽어도 외래어 표기가 변한 것 외에는 이상한 부분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고인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빨강머리 앤 번역에 대해 “학생들도 가난하고 부모 없는 아이도 많고, 거리에도 그렇고 다 그냥 좌절돼 있는 그런 상태였다. 그런데 ’빨강머리 앤‘ 주인공 앤이 그런 어둡고 쓸쓸한 가운데서도 그렇게 명랑하게, 자기 상상력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아, 이것 좀 이제 아이들한테 읽혀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외 주요 작품으로는 1962년 ’가려진 별들‘, 1965년 ’바람과 금잔화‘, 1968년 ’가는 날 오는 날‘ 등이 있으며 1972년에는 동화집 ’안녕하세요‘를 출간했다. 제1회 유네스코문예상과 제4회 소천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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