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공부 문제를 놓고 아마도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일 것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선택의 종류는 부모 자신이 학생이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아졌다. 무엇이 어떻게 변했기에 이렇게 됐을까.
독일과 이탈리아 출신으로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두 저자는 ‘아이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바랄 뿐인 부모가 ‘타이거 맘’이나 ‘헬리콥터 부모’가 되는 이유를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한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득불평등이 증가하고 승자독식(獨食)의 문화가 퍼지며 계층이동성에 제약이 생긴다. 그럴수록 학업 성취가 장래 아이의 삶에서 갖는 중요성은 커지고 자녀교육에 투자할수록 고수익(좋은 직장, 사회적 지위 등)이 보장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사회에서 돈과 능력과 시간이 있는 부모라면 자녀 일상에 시시콜콜 개입하는 양육법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 자녀에 대한 욕망과 애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얘기다. 두 저자는 사회적, 경제적 계층 간의 양육 격차가 개미지옥처럼 헤어나지 못할 지경에 처하지 않으려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외부성을 해소하는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비슷한 복지국가로 보이는 스웨덴과 스위스의 양육 방식이 다르고, 같은 사회라도 1970년대와 1980년대가 다른 이유 등 흥미로운 내용을 딱딱하지 않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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