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종종 ‘마이스터징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악장 시작 부분 선율의 느낌이 바그너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마지막 막에 나오는 주인공 발터의 노래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의아하게 느껴진다. 19세기 말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음악계는 ‘종합예술’ 음악극을 꿈꾸는 바그너파와 ‘순수한 형식의 음악’을 중시하는 브람스파로 나뉘어 있었고, 양쪽의 찬미자들은 서로를 비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명가수’에는 야비한 평론가 베크메서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브람스파의 실제 평론가 이름과 같은 ‘한슬리크’로 돼 있었다고 한다. 그런 만큼 브람스가 바그너와 비슷한 선율을 의식적으로 넣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사실은 어떤가. 브람스는 동시대나 윗세대 작곡가의 악보를 모으고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그가 수집한 악보 중에는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나오는 ‘사랑의 죽음’ 마지막 부분도 있었다. 어떤 음악학자는 브람스 교향곡 1번 2악장의 마지막 부분이 이 악보 부분과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해석은 듣는 사람의 몫.
브람스는 지인들 앞에서 바그너의 작곡 솜씨를 자주 칭송했다. 두 사람의 추종자들이 날카로운 입으로 대리전을 펼쳤을 뿐이다. 양쪽이 상대방의 예술적 이상과 목표까지 공감한 것은 아니었지만, 바그너도 브람스의 작품을 존중했다고 한다. 대립하고 경쟁하는 두 진영도 서로 본받을 것은 본받고 칭찬할 것은 칭찬할 때 성장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금호아트홀연세는 이 공연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아름다운 목요일’ 콘서트 4월 순서를 네이버 V라이브 금호아트홀 채널을 통해 무관객 온라인 콘서트로 꾸리고 있다. 23일 오후 8시에는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이 피아니스트 문재원과 협연한다. ‘마이스터징거’ 소나타로도 불렸던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과 바흐 파르티타 1번 등을 연주한다. 네이버 검색어 ‘V Live 금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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