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작가 스테프 차(34·Steph Cha)가 ‘LA타임스 도서상’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너의 집안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Your House Will Pay).
20일 민음사 픽션전문브랜드 황금가지와 LA타임스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인 미스터리 작가 스테프 차는 제40회 LA 타임스 도서상 미스터리·스릴러 부문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1992년 LA 폭동의 도화선이 된 두순자 사건(또는 라타샤 할린스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 사건은 1991년 LA 흑인 밀집 지역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한인 여성 두순자가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를 절도범으로 오인하고 실랑이를 벌이다 우발적으로 총격한 사건이다.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백인 경찰관 4명이 과속 운전을 한 흑인 로드니 킹을 무차별폭행하는 장면이 방송에 보도돼 파문을 일으켰던 ‘로드니 킹 사건’이 있었기에 흑인 사회에 더욱 반감이 확산됐으며, 최종적으로 두씨에게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져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 간의 갈등이 심화된 사건이기도 하다.
스테프 차는 책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긴밀하게 연결된 한인 가정과 흑인 가정의 갈등을 다룬다. 이를 통해 미국의 고질적인 인종차별 문제와 세대를 거듭한 폭력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탐구했다.
스테프 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후 예일대 로스쿨을 거쳤다. 2013년 주니퍼 송이라는 캐릭터가 활약하는 3부작으로 데뷔했다.
그가 올해 수상한 LA타임스 도서상의 미스터리·스릴러 부문은 2000년에 신설돼 발 맥더미드, 스티븐 킹, 조지 펠레카노스, 돈 윈슬로 등의 장르 거장들이 역대 수상자였던 권위있는 상이다.
특히 올해에는 그래픽노블&코믹 부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그린 김금숙 작가의 ‘풀’이 후보로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LA타임스 도서상에는 미스터리·스릴러와 그래픽노블&코믹, 과학기술, 역사, 시 등 14개 부문이 있다.
시상식은 매년 미국 최대 규모의 도서 축제인 ‘LA 타임스 북 페스티벌’에서 치러졌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행사가 10월로 연기된 탓에 수상자들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상으로 소감을 전했다.
스테프 차의 작품 ‘너의 집안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의 한국어판은 올해 말 황금가지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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