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이 발코니서 국가를 [거실에서 콘서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7일 07시 03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침략을 대대적으로 받은 유럽에서 사람들이 발코니에 나와 합창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은 뉴스에서 종종 보았다. 오늘은 그런 ‘참여형 발코니 콘서트’가 국가적 단위로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된다.

오늘(4월 27일)은 유럽에서 가장 ‘젊은’ 국경일 중 하나다. 2013년 즉위한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드르 국왕이 태어난 국왕탄생일이기 때문이다. 올해 잔치 분위기가 밝지는 않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이달 들어 뒤늦게 이동제한 조치에 동참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지금까지 3만 7000명 넘게 확진 판정을 받았고 4400여명이 숨졌다.

이런 가운데 음악전문지 ‘그라머폰’이 ‘세계 1등 오케스트라’로 공인한 이 나라의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가 국왕탄생일을 맞아 ‘국가 함께 연주하기’를 제안했다. 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이 오케스트라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이 악단이 국가 ‘빌헬뮈스’를 연주한다. 이 때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네덜란드인은 악기를 들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냥 발코니나 창가에 나와 재주껏, 목청껏 국가를 연주하거나 부르자는 것. 이 악단 홈페이지(www.concertgebouworkest.nl)에서는 ‘빌헬뮈스’의 각 파트 악보도 제공한다.

이웃들이 동시에 국가를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우리가 실시간으로 체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의 한국에 대한 공헌을 기억하거나, 다른 이유로 네덜란드를 응원하고 싶은 사람은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에 맞춘 자기 노래또는 연주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Wilhelmus2020 해시태그를 붙이면 된다.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홈페이지에서는 클래식팬들이 저녁에 거실에서 함께할 수 있는 수많은 명연주도 만날 수 있다. 최신 영상으로 이 악단 명예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지휘한 브루크너 교향곡 6번 등이 올라와 있다. www.youtube.com/user/rcolive 유튜브 검색어 ‘concertgebouw’.

유윤종 문화전문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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