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에 사는 A씨는 부모와 함께 5월 황금연휴 기간에 제주도를 떠나기로 계획했다 한창 성수기 수준으로 오른 항공권 가격을 보고 이내 포기했다. 강원도 강릉으로 눈을 돌렸지만 예약할 수 있는 숙소가 없어, 근교에서 등산하기로 했다.
#지난주 서울에 사는 B씨는 연휴에 남편과 딸이랑 캠핑하기 위해 경기도와 강원도권 캠핑장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하마터면 캠핑 여행을 취소할 뻔했다. 대부분 풀부킹(예약 매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온종일 인터넷 검색을 해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캠핑장을 찾아 겨우 예약을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5월5일 어린이날까지 6일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 여행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분위기다.
◇제주·강원 “방 없어요”…부산은 지역민 몰려
국내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제주도와 강원도, 부산은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호텔업계에 따르면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도와 강원도, 부산 등 일부 지역 호텔과 리조트 예약률은 90%를 기록하는 등 예년 수준의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황금연휴(4월29일~5월5일)에 제주 입도 관광객이 18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24~26일 3일간 제주 입도 관광객이 6만6745명(하루 평균 2만2248명)인 것으로 집계(잠정치)되면서, 실제 황금연휴 기간 제주 관광객은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윤보한 디안트보르트 대표는 “제주는 5월1일~5일까지 항공료가 왕복 항공료가 20만원을 넘어갔다”며 “렌터카도 4일에 20만을 넘겨 성수기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고 밝혔다.
강원도는 호텔의 빈방을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강원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속초의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의 예약률은 30일부터 5월3일까지 만실로 나타났다. 이밖에 대부분 특급 호텔 및 리조트들의 예약률은 80~90%에 육박했다.
부산은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동시에, 지역 내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요트숙박 시설과 해운대리버크루즈를 운영하는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부터는 예년의 20%(4월21일 기준) 수준 정도 회복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시 점부터 30~40% 정도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전과 다른 점을 꼽자면 관광객 유입지역이 변화되었다”며 “예전에는 타지역에서 오는 관광객이 대부분 수요였으나 현재는 부산에 사는 이용자 비율이 높아졌는데, 사람들의 여행거리가 짧아 진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캠핑은 3월 중순부터 쭉 인기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밀폐된 실내공간보다 야영장이나 오토캠핑장 같은 야외시설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더 늘어 날것으로 보인다.
캠핑여행 수요는 이미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캠핑 수요는 3월 셋째주부터 급성장했으며, 심지어 올해 1분기 캠핑 용품 관련 소비활동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충남 태안의 한 캠핑장 관계자는 “주말이면 700명 가량 찾고 있다”며 “이번 황금연휴 기간 예약은 4월 둘째 주부터 일찌감치 마감됐다”고 밝혔다.
휴양림에도 많은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지침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전국의 휴양림, 수목원 등 국립 야외시설은 오늘부터 다시 문을 열고 입장객을 받았다.
이정기 타블라라사 대표는 “여행지도 판매량은 실제 여행 떠나기 전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다”며 “지난 21일 정부가 휴양림 등 일부 야외시설을 개장한다는 시점부터 지도 판매율이 평소보다 300% 급증했다”고 밝혔다.
◇국내여행 상품 판매 재개 돌입
국내여행 수요가 차츰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자, 여행업계에선 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하는 분위기다.
여행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와그는 중소 여행사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품은 테마파크, 박물관처럼 인구 밀집 수준이 높은 곳이 아닌 비교적 붐비지 않는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소그룹 산행, 서핑 클래스, 카약 체험과 같은 ‘프라이빗 액티비티’로 구성됐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여행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도 5월6일부터 한국에서의 체험 프로그램을 재개할 예정이다. 체험 진행자(호스트) 대상으로 5월 중으로 건강과 안전을 지키며 체험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도는 완화됐지만 여전히 시행 중이다. 연휴 기간 전국 곳곳에 인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여행을 계획하는 국민들에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 방역 수칙 준수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관광공사도 29일 황금연휴 기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참고해야 할 여행별 경로별 행동 요령을 발표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는 5월5일까지 연장되었으나 강원도와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국내여행 인파가 늘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숙지하고 보다 안전한 여행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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