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불상조각 대가’ 현진스님 첫 작품 보물 된다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9일 10시 06분


백자 동화매국문 병.(문화재청 제공)© 뉴스1
백자 동화매국문 병.(문화재청 제공)© 뉴스1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조선 17세기 불교조각 조성에 큰 자취를 남긴 조각승 현진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15세기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또한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병’은 가치 재검토를 거쳐 국보 해제를 예고했다.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높이가 약 208㎝에 달하는 대형 불상으로, 1607년(선조 40년) 조각승 현진(17세기 중반 활동)이 주도하고 휴일, 문습이 함께 참여해 완성했다.

현진은 17세기에 가장 비중있게 활동한 조각승으로, 이 불상은 그가 제작한 불상조각 중 지금까지 연대가 가장 앞서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불상의 대좌 밑 묵서(먹으로 쓴 글)에 의하면 백양사 불상은 왕실의 선조들인 선왕과 선후의 명복을 빌고 성불을 기원하며 만든 것으로, 1607년이라는 제작시기로 미뤄 볼 때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등 전쟁이 끝나고 몇 해가 지나지 않은 1610년 전후로 이루어진 불교 복구 과정 중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대한 규모에 긴 허리, 원만한 얼굴과 당당한 어깨,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안정된 자태 등에서 초창기 작품임에도 현진의 뛰어난 조각 실력과 더불어 17세기 불교조각의 새로운 경향을 선도한 시대적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런 신체표현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목조와 소조 기법을 조합해 만든 제작 방식을 주목할 수 있다. 백양사 불상의 주된 재질은 목조지만 진흙으로 보강한 사실이 과학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외에도 1741년(영조 17년)과 1755년(영조 31년)에 작성된 중수발원문을 통해 개금(불상에 금칠을 다시 함)과 중수한 내력, 참여 화승들의 명단과 역할을 알 수 있어 학술적 의미 역시 크다.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조선 전기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으로, 남장사 내 부속사찰인 관음선원에 봉안돼 있다. 이 관음보살좌상 뒤에는 보물 제923호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이 놓여 있어 가치와 화려함을 더한다.

이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조성발원문 등 관련 기록이 부족해 정확한 제작 시기는 확정할 수 없으나, 귀족풍의 단정한 얼굴과 어깨와 배에 멋스럽게 잡힌 옷 주름, 팔꿈치에 표현된 ‘?’형 주름, 무릎 앞에 펼쳐진 부채꼴 주름 등 15세기 불상의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관련 기록을 통해 1819년 인근 천주산 상련암에서 남장사 관음선원으로 이전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위와 개금과 중수 등 보수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불상의 역사성 또한 인정된다.

한편 그동안 국보로서 위상과 가치 재검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에 대해서는 지정 해제를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2018년 학계와 언론 등으로부터 국보 제168호에 대한 생산지(국적), 작품 수준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의가 제기되자 중국과 한국도자사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지난 4월9일 열린 제2차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 끝에 해제가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지정 해제를 예고했다. 이들은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가치가 크고 유래가 드문 것’이라는 국보 지정 기준에 미흡할 뿐 아니라 국보로서 위상에도 부합된다고 보기 어려워 해제가 타당하다고 봤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2건과 국보 해제가 예고된 백자 동화매국문 병을 포함한 총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또는 국보에서 해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