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나운영(1922∼1993)의 노래 ‘시편 23편’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과 놀람을 잊지 못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진 곡이다. 느릿한 3박자와 장조 5음계에 기초한 그윽한 선율선이, 어디서나 보이는 동네 산의 능선처럼 더없이 한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피아노가 더없이 효과적인 화음을 입히며 순종의 신앙과 그윽한 명상의 세계를 표현했다.
지금 이 노래는 ‘노란 딱지’로 알려진 클래식 대표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있는 최신곡이다. DG가 전 세계의 ‘집콕’ 클래식 팬들을 위해 3월 시작한 온라인 콘서트 ‘Moment Musical(악흥의 순간)’ 시리즈 최신 영상에 마지막 순서로 실린 노래이기 때문이다. ‘악흥의 순간’ 시리즈 여섯 번째 순서로 15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열린 이 콘서트에서 박혜상은 헨델 ‘울게 하소서’,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와 최진 ‘시간에 기대어’, 김주원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등 11곡을 피아니스트 사라 티스망의 반주로 노래했다.
박혜상은 미국 줄리아드음악원을 졸업했고 2015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관하는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영국 글라인드본 오페라 축제에서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주역인 로지나 역으로 출연해 갈채를 받았다. DG와 최근 전속계약을 맺은 그는 올가을 데뷔 앨범을 발매하고 11월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비롯해 전국에서 콘서트도 연다. 이번 온라인 콘서트 유튜브 영상에는 ‘천사와 같은 목소리다’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 ‘처음 들은 한국 노래들이 특히 좋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악흥의 순간’ 시리즈는 콘서트가 시작된 뒤 72시간 동안 공개된다. 이번 콘서트 공개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후 10시까지다. 지금까지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 조성진 등이 이 시리즈에 참여했다. 유튜브 검색어 ‘Deutsche Grammo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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