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는 문화재의 보고다. 가람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보 제47호인 진감 혜소 선사(774∼850) 대공탑비를 비롯해 혜소 선사 부도와 팔상전 영상회상도, 대웅전 등 9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쌍계사 석등과 팔상전 등 20여 점은 지역 문화재 및 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쌍계사 사역(寺域) 전체가 경남도 지정 기념물 제61호다.
쌍계사는 크게 혜소 선사에 의해 조성된 금당 영역과 벽암 각성 스님(1575∼1660)에 의해 중창된 대웅전 영역으로 구분된다. 금당 역역은 다시 청학루와 팔상전, 금당으로, 대웅전 영역은 일주문과 팔영루, 대웅전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금당 영역은 남북, 대웅전은 동서의 축선을 갖게 돼 두 영역이 서로 직교하게 된다.
사찰을 찾는 이들이 자주 발길을 멈추는 곳이 국보로 지정된 혜소 선사 대공탑비 앞이다.
신라 정강왕이 선사의 높은 덕과 법력을 앙모해 그가 도를 닦은 옥천사를 쌍계사로 고친 뒤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황소격문’ ‘계원필경’으로 유명한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썼다. 대공탑비는 여느 사찰과 달리 대웅전과 비스듬한 위치에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주지 영담 스님은 “혜소 선사비의 ‘미스터리’”라며 “일제 식민지 시대 촬영된 사진을 봐도 지금의 위치다. 학자들도 명확하게 이유를 밝혀내지 못해 향후 연구과제”라고 말했다.
쌍계사에 소장된 문화재 중 탱화가 많다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팔상전 영산회상도를 포함해 팔상전 팔상탱, 대웅전 삼세불탱, 쌍계사 괘불과 감로왕도 등 작품성이 뛰어난 탱화 대작이 여럿 있다. 영산회상도는 1688년 비단 바탕에 조성됐으며 중앙 본존불이 전체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묘사했고, 그 아래로 문수, 보현 보살이 시립해 있다.
쌍계사 측은 “지정된 문화재 외에도 추가로 지정을 준비 중인 유물이 여럿 있다”며 “문화재 당국과 사찰의 협조 속에 적절한 문화재 보존과 관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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