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의 주얼리어답터]
디자인 중시한 하이주얼리 증가세
티파니 다이아몬드 초커 네클리스
전 세계 단 세 피스만 출시… 국내엔 한 작품만 들여와 주목
한국의 주얼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하이주얼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유명 브랜드들은 연 1, 2회 하이주얼리 이벤트를 열고 있으며, 한국을 찾아오는 하이 피스 전시 소식도 증가하고 있다.
하이주얼리는 어떤 주얼리를 의미하는 것일까? 주얼리를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눈다면 ‘코스튬 주얼리’와 ‘하이주얼리’로 나눌 수 있다. 코스튬주얼리는 패션성과 트렌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주얼리로, 합리적인 가격의 소재와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하이주얼리는 ‘하이엔드 주얼리’를 의미한다. 상황에 따라 ‘파인주얼리’라고도 불리며, 클래식한 디자인과 원석 중심의 세팅이 특징이다. 하이주얼리는 최근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 개념의 하이주얼리는 원석으로부터 출발한다. 원석의 아름다움과 진귀함을 살리는 세팅과 디자인은 하이주얼리의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주얼리가 시대가 지나도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이디 가가가 착용해 화제가 됐던 티파니의 128.54캐럿 옐로 다이아몬드는 하이주얼리를 이해하기 좋은 사례다. 1877년 남아프리카의 킴벌리 광산에서 발견되어 티파니의 기술력 아래 탄생한 이 다이아몬드는 시대를 거듭하며 목걸이, 브로치, 다시 목걸이로 선보여졌다. 압도적인 크기와 퀄리티의 옐로 다이아몬드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형태의 주얼리로 구현되는, 원석을 중시하는 하이주얼리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5월 한국을 찾은 그라프의 20.22캐럿 래디언트컷 옐로 다이아몬드 반지와 8.12캐럿 페어컷 옐로 다이아몬드 반지도 하이주얼리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원석의 경이로운 사이즈와 스톤의 컬러를 극대화한 그라프의 반지를 통해 원석의 발굴부터 커팅, 폴리싱까지 전 과정에 깊게 관여하는 그라프의 전통적인 하이주얼리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하이주얼리 업계가 최근 변화하고 있다. 원석에 포커스를 맞춘 상품들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디자인적 요소를 중시한 작품들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하이주얼러들은 자사의 주얼리가 탄생하게 된 제품의 스토리와 가치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용자들에게 디자인을 통해서 전하고자 한다. 최상의 스톤과 세공 및 세팅 능력이 검증된 하이주얼러들의 흥미로운 시도라고 느껴진다. 바야흐로 새로운 하이주얼리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티파니는 ‘T1 다이아몬드 초커 네클리스’를 출시해 단 세 피스 중 하나가 현재 국내 티파니 팬들을 찾아왔다. ‘T 컬렉션’ 내 유일한 하이주얼리 피스인 이 목걸이에는 압도적인 크기의 원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티파니는 현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이 지닌 강인함과 영속성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상했고, 끊임없이 연결된 원형의 초커 네클리스를 디자인했다. 이후 디자이너와 장인들의 협업을 통해 이 멋진 스토리가 18k 로즈골드로 제작된 원형의 초커와 총 중량 13캐럿이 넘는 작은 다이아몬드들로 완성됐다.
그라프는 현대사회의 초연결성에서 영감을 얻어 ‘스레드 컬렉션 멀티 셰이프 다이아몬드 네클리스’를 제작했다. 무작위로 교차하듯 다양한 패턴으로 세팅된 다이아몬드가 하늘의 별자리처럼 아름답게 연결되어 있다. 삶 속에서 겪게 되는 직간접적인 연결들과 관계들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인연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 제품 또한 큼지막한 스톤은 없다. 그 대신 희소성 있는 디자인과 그 디자인을 제품에서 구현하는 극한의 기술력이 하이주얼리의 새로운 조건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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