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모습 통해 나의 어린시절 되돌아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7일 03시 00분


루마니아 출신 사진작가 칼라이… 자녀 성장기 담은 사진집 출간
두 아이의 일상-놀이 순간 담아

마리 칼라이 씨가 촬영한 딸 소피아의 사진들. 2017년 미국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폴스처치를 오가며 찍었다. 눈빛출판사 제공
마리 칼라이 씨가 촬영한 딸 소피아의 사진들. 2017년 미국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폴스처치를 오가며 찍었다. 눈빛출판사 제공
어른이 되는 과정의 여러 표식 중 하나는 어렸을 때 날마다 당연한 듯 머금고 있던 웃음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일이다. 최근 출간된 마리 칼라이 씨의 사진집 ‘아다지오’(눈빛출판사)는 어린이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바라보다 품게 되는 복잡한 감흥의 까닭을 되씹게 하는 책이다.

루마니아 출신 사진작가인 칼라이 씨는 자신의 딸과 아들이 미국과 루마니아의 자연 속에서 나무, 강물, 하늘, 새소리와 만나는 순간을 바라보며 사진으로 기록했다. 자신들을 주시하는 어머니의 카메라와 눈앞의 놀이에 번갈아 몰입하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래전 어느 날 머금었던 웃음의 윤곽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눈빛출판사 제공
눈빛출판사 제공

지난해 서울에서 연 사진전과 같은 책 제목에 대해 그는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어린 시절의 모든 것을 내 아이들이 가능한 한 느린 템포로 경험하길 소망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내면 어딘가에 머물고 있는 어린아이를 잃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들이 겪어낸 일상의 모험을 사진에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서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어 고마웠다.”

눈빛출판사 제공
눈빛출판사 제공

대부분의 사진 작업에 캐논 마크Ⅳ 디지털카메라 또는 오래된 AE1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는 칼라이 씨는 “어떤 카메라를 쓰는지는 당연히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진 또는 예술 작업을 할 때뿐 아니라 삶의 모든 시점에서 ‘바르고 적절한 순간’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지난 전시에 내놓은 중요한 작품 중 하나는 아이폰5로 찍은 것이다. 놓치기 싫은 어느 적절한 순간에 유일하게 갖고 있던 카메라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칼라이#사진작가#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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