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 도자기의 무덤…제주 신창리 침몰선 찾는다

남송시대 도자기를 싣고가던 국제무역선이 침몰한 제주 신창리 해역에서 침몰 선박을 발굴하는 조사가 진행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은 2일 개수제(開水祭·수중조사 시작을 알리는 제사) 행사를 시작으로 제주특별자치시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에 대한 제2차 공동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3월 해녀가 조업 중 발견한 금제장신구를 신고하면서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다. 같은 해 4월 당시 문화재관리국(옛 문화재청)이 수중조사를 진행해 금제장신구 2점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1997년 제주대학교박물관도 이 해역을 추가 조사해 중국 남송시대 청자를 확인했다.

이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8년 9월 신창리 해역에 대한 수중지표조사를 통해 남송대 도자기가 분포된 구체적인 범위를 파악했다. 지난해에는 국립제주박물관과 제1차 공동조사를 통해 남송시대 도자기 437점과 인장 2점, 인장함 1점을 확인했다.

신창리 해역에서 확인된 유물은 대부분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 중국 저장성 룽취안요에서 생산된 청자들이다.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들이 다량 확인된 만큼 과거 바닷길을 오가던 국제무역선이 제주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1차 수중발굴조사에서 발견된 인장 한 점에는 인면(印面)에 ‘삼가 봉한다’는 의미의 ‘謹封(근봉)‘이라는 명문과 붉은 인주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당시 해상교역 활동의 일면을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2차 수중발굴조사에서는 1차 조사에 이어 신창리 해저 유물 분포 양상을 파악하고 연구자료를 확보한다. 동시에 도자기를 싣고 있던 선박의 잔해를 찾는 작업들도 함께 진행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해상교류사 연구 자료가 확보될 것으로 해양문화재연구소는 기대하고 있다.

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립제주박물관과 함께 과거 제주 해역에서 발견·신고되었거나 해녀들에 의해 구전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중지표조사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