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파주 대성동 평화마을, 구석기 때도 사람 살았다…뗀석기 등 유물 발굴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9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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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유일한 마을
구석기 시대 뗀석기등 다양한 유물 발굴
찌르개·찍개류 깨진 조각, 규암 석기 2점 주목

휴전선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유일한 마을인 ‘대성동 평화의 마을’에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비무장지대 실태조사단은 지난 5월 26일부터 29일까지 파주 대성동 마을을 대상으로 한 첫 실태조사에서 구석기 시대 석기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수습했다.

마을 남쪽 구릉일대에서 확인된 구석기 시대 뗀석기인 규암 석기 2점이 가장 주목된다. 찌르개와 찍개류의 깨진 조각으로 추정된다. 찌르개는 큰 몸돌에서 떼어낸 격지를 이용하여 제작됐다. 석기의 길이 축을 중심으로 양쪽 가장자리 날 부분을 잔손질해 날이 대칭을 이룬다. 전체 둘레 형태는 마름모꼴이다.

구석기 시대 뗀석기 유물은 2004년 개성공업지구 문화유적 남북공동조사 당시에도 1점이 발견됐다. 대성동 마을의 서쪽에서 흐르는 사천(沙川)은 임진강 지류에 속하는데 이미 임진강 유역에서 적지 않은 수의 구석기시대 유적이 조사됐다. 사천을 중심으로 마주 보고 있는 대성동 마을과 기정동 마을에 대한 남북공동조사가 이뤄지면 더 큰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마을 서쪽에 흙을 쌓아 만든 태성(台城)은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서 방향에 문지(門址, 성문이 있었던 자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문지와 외곽 둘레에서 고려·조선 시대 토기와 기와 조각이 수습됐으며 시기가 이른 유물도 발견됐다. 접근이 어려운 북쪽에서는 돌을 돌출 시켜 쌓은 방어시설인 치(雉)를 지상 라이다(LiDAR, 근적외선 레이저로 대상물의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첨단장비)를 이용해 확인했다.

대성동 마을 주변으로 8곳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유물 산포지)을 설정했는데, 노출된 지표면에 고려~조선 시대의 유물들이 산재하고, 접근이 어려운 구릉에서도 봉분 등이 산발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마을 대부분 지역에 매장문화재가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는 고려 시대 일휘문(日暉文, 원형 돌기 문양) 막새, 상감청자 조각, 전돌, 용두(龍頭) 장식 조각 등을 포함해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유물이 확인됐다.
실태조사단은 대성동마을의 경관 특징도 조사했다. 대성동마을은 1972년과 1980년 정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돼 경관이 전형적인 농촌과 다르다.

북한 쪽의 기정동 마을이 서쪽에 위치한 만큼 대성동 마을의 주택은 모두 서향으로 건축됐다. 또 층수를 높게 하고, 택지는 격자형으로 조성했다.

마을에는 국내 최고 높이(99.8m)의 국기 게양대, 공회당(자유의 집) 등 다른 농촌 마을에서 볼 수 없는 시설도 있다. 특히 공회당은 1959년 건립된 벽돌집 건물로 구조와 시공, 디자인 면에서 당시로써는 주목할 만한 모더니즘 건축양식을 보인다.

문화재청은 실태조사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향후 안정적인 보존방향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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