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펜화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구멍가게> 이미경 작가가 3년 만에 신작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를 들고 돌아왔다. 땅끝 해남부터, 목포, 괴산, 인천, 춘천, 가평, 문경, 진해, 통영, 제주, 그리고 서울 등 문을 연 구멍가게를 찾아 다니며 그린 그림과 그 주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이 구멍가게와 함께한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희미해지는 ‘어제’의 이야기를 붙잡았다면, 신작은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오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작가의 시선을 쫓아 섬세한 그림 여행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 새 ‘청운면'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저만치 다른 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처연하게 검붉은 꽃이 만개한 '홍매화가게'에서는 당장에 길을 떠나고 싶은 충동마저 느껴진다.
작가는 필자와 같이 직접 길을 나서 가게를 찾고 싶은 독자를 위해 문을 연 42곳의 그림 옆에 소재지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7월 11일까지 갤러리이마주에서는 책에 실린 작가의 신작 그림 24점을 선보이는 개인전이 열린다. 멀리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그림으로 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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