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0일 북한이 남북간 연락수단을 전면 차단한 것에 대해 “결국 다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창비) 출간 간담회에서 “2000년 6·15 정상회담 이후 직통전화가 연결되고 이명박 정부 때 남북관계 악화로 북쪽에서 연락 안 받다가 2018년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가 통보 및 특사 파견을 알렸다”며 “(앞서서도) 전화만 안 받았지 사실 살아있던 선을 통해 통보해왔고, 이번에도 전화선을 가위로 자른게 아니라 코드만 뽑아놓은 것으로, 필요하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국내 및 국제 정세가 바뀌어서 남쪽과 대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언제든 (연락수단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으로, 다만 언제까지 (이 상황이) 갈지는 예언할 수 없다”며 “직접적인 원인이 삐라 사태인데, 우리 정부의 대응이 확실하고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법적이고 실질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4·27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 등에서 군사합의 등을 이행하지 않았는데 (이것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본 합의서 등과 관련해서 미국을 뿌리치고 남북간 약속된 것을 이행할 수 있다면 슬그머니 할 것”이라며 “우리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당 제1부부장인) 김여정이 화내니까 우리가 벌벌기고 그런 식으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거꾸로 북쪽은 남쪽에 열등의식이 있어서 화를 내는 거니, (우리는) 김여정의 담화 한마디에 법 만들고 삐라살포 단속하는 게 아니라 군사적 충돌의 근원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명문화한 걸 (잘 지켜야 한다)”고 했다.
정 수석 부의장은 “합의를 이행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 때문에 북한이 체제 내적으로 위기의식을 느껴서 반박하는 것”이라며 “화내는 게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니, 우월적 위치에 있는 우리가 약속 이행 못해서 그런 거니 조금만 기다려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판문점의 협상가’는 지난 40여년간 남북관계의 최전선에서 활동한 정세현 수석부의장의 어린 시절부터 여전히 남북 문제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현재의 모습까지 다루며 분단체제 아래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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