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예술가’ 유명세 뱅크시, 인종차별 항의 SNS에 그림
“백인들이 나서 잘못 고쳐야”
최근 뱅크시가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에 동조하며 잇달아 공개한 그림. 왼쪽은
조지 플로이드 씨를, 오른쪽은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 철거 사건을 연상케 한다. ⓒ뱅크시/인스타그램
세계적인 예술가 뱅크시가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와 관련한 새로운 작품을 공개하며 연일 동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뱅크시는 9일(현지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로잉 한 점을 공개했다. 앞서 7일 영국 브리스틀에서 17세기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리는 시민들 모습을 담은 그림이었다. 그러면서 뱅크시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콜스턴의 동상을 그리워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 먼저 (호수에 던져진) 콜스턴 동상을 끌어올려 단상에 세우고 그 목에 밧줄을 건다. 그 옆에 동상을 끌어내렸던 시민들의 동상을 실물 크기로 제작해 세우자. 모두가 만족하고 역사적인 사건도 기념할 수 있는 해법이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름 없는 예술가’ 뱅크시는 브리스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그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경매에서 약 15억 원에 낙찰된 직후 저절로 파쇄돼 화제가 됐다. 뱅크시는 이 작품 액자 뒤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파괴하려는 욕망도 창조적 욕망에 해당한다’는 피카소 발언을 올렸다.
뱅크시는 앞서 7일에도 인스타그램에 BLM 집회에 화답하는 그림을 올렸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씨를 연상시키는 영정 사진 앞에 꽃과 타오르는 양초가 있고, 촛불 위로 걸린 성조기 귀퉁이에 불이 붙어 있다. 뱅크시는 ‘인종차별은 백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처음엔 나도 백인이기에 조용히 흑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들이 아닌 백인의 잘못이다. 유색인이 백인의 시스템에 고통 받고 있다. 잘못된 시스템을 만든 것은 백인 잘못이다. 이를 고치는 일에 백인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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