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회식이나 모임이 줄어들면서 국내 음주 문화가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집에서 술을 즐기는 일명 ‘홈술’ 문화가 유행하고 있는 것. 이를 방증하듯 편의점 맥주 판매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대한제분과 손잡고 내놓은 ‘곰표 밀맥주’가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 물량 10만개를 완판(완전판매)했다. 하이트진로 테라는 5월 기준 월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4~5월 와인 매출은 작년보다 약 46% 증가하면서 술을 사서 집에서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보다 즐겁게 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생활용품업체 락앤락은 최근 ‘스텐 맥주컵’을 출시했다. 스테인리스 재질에 밀맥주 잔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된 이 제품은 맥주 맛을 돋우는 전용 컵이다. 유명 펍이나 야외에서 마시는 느낌을 즐길 수 있고 맥주가 가장 맛있는 최적 온도를 최대 18시간(자체 측정 결과) 동안 유지하는 기능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락앤락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스틸 304 소재로 만들어졌고 이중 진공 단열 처리가 돼 있어 집에서 영화나 스포츠경기 등을 보는 내내 최적 온도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특히 길고 입구가 좁은 밀 스타일 맥주의 향가 맛을 극대화하고 스테인리스 표면 특성으로 맥주를 따를 때 크림처럼 거품이 생겨 부드러운 느낌을 더해준다고 전했다. 용량은 560ml로 맥주 한 캔을 담기 적당하다. 시원한 상태가 유지되지만 외부에 물기가 생기는 결로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락앤락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홈술에서 가장 선호하는 술 종류가 맥주로 나타났다”며 “최근 코로나19와 더위까지 맞물리면서 집에서도 맥주의 향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스텐 맥주컵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홈술족을 위해 생맥주 냉장고 ‘테팔 비어텐더’를 선보였다. 케그(호환 맥주통)를 장착하고 호스로 연결해 레버만 당기면 호프집처럼 시원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다. 하이네켄과 에델바이스, 타이거 등 3종 맥주와 호환되는 제품이다. 맥주통 압력을 최대 30일 동안 지켜주기 때문에 생맥주가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진 온도(4도)를 유지해준다고 이마트 측은 소개했다. 5리터 용량이며 45도로 잔을 기울여 맥주를 따르면 거품이 풍부하게 생성돼 생맥주 특유의 부드럽고 신선한 맛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제맥주 애호가를 위한 이색 제품도 주목할 만하다. LG전자는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를 판매 중이다. 발효부터 세척까지 복잡한 맥주 제조 과정을 자동화한 제품이다. 3개들이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 5리터를 넣고 다이얼을 조작한 뒤 2~3주가량 기다리면 수제맥주가 완성되는 원리다. 페일에일과 인디아페일에일, 스타우트(흑맥주), 위트(밀맥주), 필스너(라거맥주) 등 취향에 따라 5종을 만들 수 있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고 필스너는 21일가량이 걸린다고 전했다. 완성된 맥주는 최적 보관 온도인 6도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도 중 선택해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주류 관련 구독 서비스도 선보였따. 전통주 전문업체 배상면주가는 홈술닷컴에서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상면주가 포천LB의 막걸리 또는 막걸리와 안주세트를 소비자가 원하는 주기에 맞춰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배상면주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1월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회원 수가 매달 10%, 월 매출은 월 20%씩 증가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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