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전,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연주가는 무대에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라는 문장이 올라왔다. 강한 결기가 느껴졌다.
“답답했죠.” 전화를 받은 그가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올해 탄생 250주년인 베토벤의 바이올린 작품들로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서울대 교수)와 듀오 콘서트를 갖는다. 4월 25일 예정됐다가 코로나19로 연기된 무대다. 그가 이끄는 현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의 이달 11일 콘서트는 취소됐다. 이 답답함을 그는 ‘열정’으로 해소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에선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중 1, 5, 7번과 로망스 2번을 연주한다. 시대별로 베토벤의 성장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그는 말했다. 성장은 베토벤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성주는 11년 전인 2009년 피아니스트 올리버 케른과 함께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베토벤 소나타 10곡 전곡을 네 시간 동안 ‘불꽃 소화’했다.
“베토벤 연주는 그때그때 다르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서도 훨씬 달라지죠. 템포나 호흡 등에 따라 늘 다르게 생각하게 돼요.”
그는 1977년 처음 손에 든 헨레출판사 악보를 쓴다. 40년 이상 연주하고 가르치면서 적어온 메모가 빽빽하게 담겨 있다. “예전의 풋풋한 느낌도, 그동안의 발전도 고스란히 담겨 있죠. 내겐 보물이에요.”
연주곡 소나타 7번은 자신도 좋아하지만 라이케르트가 너무나 하고 싶어 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성주는 2012, 2018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이스라엘인인 라이케르트는 1996년 ‘동아국제음악콩쿠르’ 이름으로 열린 이 콩쿠르 첫 대회에서 우승했고 내년 피아노 부문으로 열리는 이 콩쿠르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는 서로 모든 걸 이해해요. 아주 사소한 세부까지. 완벽한 호흡이죠. 둘 다 정열이 넘치잖아요! 기질이 똑같아요.” 라이케르트는 서로 아이디어가 넘치고, 이야기를 많이 하고, 계속 바꿔 가며 실험하니 연습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웃었다.
그는 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을 ‘강추’했을까. “바이올리니스트에게도 어려운 곡이지만 피아니스트에게는 진짜 ‘난곡’이죠. 그러면서 어둡고 뜨거운 작품이에요.” 그는 자신에게도 올해 첫 무대라며 “기다렸다. 벌써 몹시 흥분된다”고 했다. 3만∼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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