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 사는 돼지치기 소녀 요릿. 숲에서 압둘라 아저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조사관으로 로봇 리처드가 파견된다. 숲길을 안내하던 요릿과 리처드는 구덩이에 빠지고, 뱀 같은 몸뚱이에 늑대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 나타난다. 뜻밖에 괴물은 둘을 구덩이에서 꺼내준 뒤 “나는…누구…입니까?”라고 묻고는 사라진다. 요릿은 괴물을 만든 로봇 닥터 프랑켄에게 붙잡히는데….
자만하던 인간이 자신들이 개발한 로봇에게 지배당하는 현실을 생생하고도 긴장감 있게 그렸다. 로봇이 책을 모조리 압수하지만 알퐁스 도데의 ‘별’,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수도원’ 등을 구전하는 인간들의 모습은 지식과 지혜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제3의 존재라는 뜻으로 괴물에게 ‘써드’라는 이름을 지어준 요릿. 서로 교감하고 우정을 나누는 요릿과 써드, 리처드는 달라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캐릭터를 차용한 건 작품에 대한 오마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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