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구매층 동양인→현지인 확산
코로나19 확산으로 홈쿡 추세 영향
간식에서 식사로 거듭난 신라면
신라면블랙 현지 언론서 호평… 판매 49%↑
농심은 올해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한 1억6500만 달러(약 1985억 원, 추정치) 규모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신라면 브랜드 파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간편식품 수요 증가와 맞물려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미국시장 성과는 메인스트림(Main Stream)이라고 불리는 미국 주류시장에서 판매 호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신라면이 동양인을 넘어 미국 현지인도 즐겨 찾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2분기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필수 비상식량으로 농심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Kroger) 구매담당자 스캇 엘리스(Scott Ellis)는 “농심 라면이 간식개념에서 식사 대용으로 인식이 전환되면서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특히 집안에서 요리하는 홈쿡 트렌드에 따라 신라면에 치즈를 넣어먹는 등 라면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힘입어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와 크로거, 샘스클럽 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라면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 상반기 매출이 각각 35%, 51%씩 늘어났고 아마존은 79% 성장했다고 농심 측은 발표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월마트 미국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수년 간 메인스트림 시장에 유통망을 촘촘히 구축해왔다”며 “농심 라면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몇 안 되는 외국 식품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미국시장 매출 성장은 신라면이 주도했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25% 늘어난 매출 약 4800만 달러(약 577억 원)를 기록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농심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특설매대를 운영하고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신라면 버스를 운영하는 등 제품 알리기에 주력했다. 특히 ‘신라면블랙’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농심 측은 전했다. 신라면블랙 상반기 매출은 1350만 달러(약 162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유의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미국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 홈쿡 트렌드가 확산 추세임을 감안하면 신라면블랙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농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라면블랙의 인기는 미국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미국 주요 언론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블랙을 꼽았다. 뉴욕타임즈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에 실린 ‘최고의 인스턴트 라면(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블랙은 여러 일본라면을 제치고 전 세계 베스트11 라면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LA타임즈에서도 신라면블랙을 라면랭킹 상위권에 선정한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辛)’ 브랜드는 과거 동양인들이 주로 찾는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미국 메이저 유통회사가 먼저 찾는 한국 대표 식품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지난 1971년 미국 LA지역에 처음 라면을 수출했다. 이후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라면을 포함해 너구리와 안성탕면,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 등 한국 인기 브랜드를 현지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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