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영화계 생존법
‘부천국제영화제’ VR 콘텐츠로 감독과 소통 진행
온라인 플랫폼 영화 개봉도 속속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활동한 분의 실제 글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레인 프루츠’ 송영윤 감독)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아빠로서의 힘든 경험을 담았습니다.”(‘진격의 아빠’ 성시흡 감독)
모바일 화면 한 공간에 감독들의 아바타가 모여 있다. 각 감독은 사회자의 질문에 작품 설명을 이어간다. 일부 감독은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하고 공간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왼쪽을 돌아보면 벽에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 ‘Beyond Reality 2020’ 등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송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는 김해경 미술감독의 아바타가 고개를 끄덕인다.
16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라진 오프라인 ‘감독과의 대화’를 가상현실(VR) 콘텐츠가 대체하고 있다. 영화제 초청작 감독들이 작품을 설명하는 VR 콘텐츠를 사전 제작해 관객들이 이를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헤드마운트디바이스(HMD)를 착용한 이용자는 자신의 방에서도 360도로 회전되는 VR 콘텐츠로 감독과의 대화를 즐길 수 있다. 감독과의 대화 VR 콘텐츠 2편은 VR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 ‘점프 VR’에서 볼 수 있다.
VR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레인 프루츠’ 프로듀서 이승무 감독은 “칸이나 암스테르담 같은 국제영화제에서도 코로나19 이후 VR 콘텐츠를 활용한 감독과의 대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VR 콘텐츠는 시공간 제약 없이 관객과 감독의 대화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VR 영화를 선보인 ‘칸XR’,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VR 페스티벌 ‘VR Ham’ 등에서는 올해부터 감독이 가상현실에서 관객을 만났다. 프랑스에서 영화를 본 관객 아바타가 서울의 감독 아바타에게 다가와 “영화 재밌게 봤다”며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BIFAN 출품작은 왓챠, 스마트시네마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도 상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영관을 최소 운영하게 돼 영화제 현장에서 보지 못하는 관객은 OTT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 현지 개봉작을 극장과 동시 개봉하는 모바일 플랫폼인 스마트시네마를 통해 ‘무죄가족’ ‘사랑하지 않는 자들의 최후’ 등 중국 출품작 6편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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