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4차 산업 연계에 집중… “괴산을 국내 유기농업 핵심기지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6일 03시 00분


108만 명이 다녀간 2015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유기농특화도인 충북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7년 만에 두 번째 유기농엑스포를 준비 중이다. 사진은 2015년 행사 때 모습. 충북도 제공
108만 명이 다녀간 2015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유기농특화도인 충북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7년 만에 두 번째 유기농엑스포를 준비 중이다. 사진은 2015년 행사 때 모습. 충북도 제공
고생대 화석과 현재의 모습이 비슷해 살아 있는 화석 생물로 불리는 ‘긴꼬리투구새우’. 과거에는 농촌의 논이나 습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었지만 농약 사용 등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자취를 감추면서 지금은 보기가 쉽지 않다.

충북 괴산에서는 ‘친환경 지표’인 이 긴꼬리투구새우가 2013년 감물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서식지가 늘면서 감물면을 비롯해 칠성면, 청천면 등지에서 해마다 확인되고 있다. 그만큼 괴산이 청정하고, 유기농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201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업군(郡)을 선포한 충북 괴산군에는 현재 446농가가 500ha에서 친환경 인증 등을 받고 유기농을 하고 있다.


충북도와 괴산군이 유기농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2022년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 괴산 유기농엑스포는 2022년 9월 30일부터 10월 17일까지 괴산군 동진천 일원인 유기농 엑스포 공원에서 열린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2015년에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와 함께 세계 첫 유기농 엑스포인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국내외에서 108만 명이 다녀간 이후 유기농산업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충북도와 괴산군이 또다시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유치에 나선 것이다.


김성식 충북도 농정국장은 “2015년 첫 행사는 유기농에 대한 관심을 이끌기 위한 홍보와 유기농 관련 1차 산업을 전시하는 행사였다”라며 “2022년 행사는 이를 디딤돌 삼아 유기농과 4차 산업혁명의 연계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괴산을 국내 유기농업의 핵심기지이자 국제적 교류 협력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190억 원이 투입되는 2022년 괴산 유기농엑스포는 안팎으로 내실을 다진 행사로 준비되고 있다. 81만2185m² 규모의 행사장 안에 △유기농 3.0 괴산산업 주제 및 전시관 △아시아지방정부유기농협의회(ALGOA) 국제협력관 △유기식품 선언관 △유기농 자재 산업관 △유기농 펫케어 산업관 △유기농 헬스케어 산업관 등 총 6개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또 유기농을 주제로 체험놀이학교, 진로체험학교, 농사체험장, 생태교육장, 곤충체험학교, 우리과수품종전시관, 야외유기농특별전시관, 유기농전통놀이마당 등 9개의 체험전시관이 운영된다. 충북도는 72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고 국내 319개, 해외 100개 등 총 419개 기업의 참여를 목표로 세웠다.

행사의 무대인 괴산군의 유치 노력도 활발하다. 아시아지방정부유기농협의회(ALGOA) 의장국 수장인 이차영 군수는 2월 초 유럽을 찾아 2022년 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 의지를 알렸다. 이탈리아 농림부를 방문해 살바토레 바실레 유럽 유기농협의회(에코리전) 회장과 전 세계 지방자치단체들이 유기농 발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독일 본에 있는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본부를 방문해 루이제 루티크홀트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 유기농단체 대표들을 만나 괴산 유기농엑스포 개최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군수는 이들에게 2015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유기농 본고장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괴산에 대해 알렸다. 더불어 2022년 또다시 유기농엑스포를 열어 전 세계 유기농 단체들과 협력하는 유기농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임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바실레 회장 등은 “2022년 유기농엑스포가 괴산에서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군수는 “유기농과 관련한 세계 유수 단체장들에게 괴산 유기농엑스포의 2022년 개최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과 전폭적인 지원 약속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괴산군의 유기농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이다. 군은 유기농업군을 선포한 이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농축산 자원화센터, 우렁이 종패장 등을 조성했다. 또 사료작물재배를 늘리고 완전배합사료를 통한 축산 자급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톱밥과 임업 부산물, 미생물을 가축분뇨 처리에 이용하는 경종농업(땅을 갈고 씨를 뿌려 가꾸는 농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축산·임업을 연계하는 1단계 자연순환형 농업체계 구축을 마무리했다.

충북도도 ‘유기농 특화도’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괴산을 중심으로 청주·충주·제천시, 증평군 등 인근 지역을 유기농업의 중심지로 키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4년 유기농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2016년에는 괴산에 충북 유기농업연구소를 설립했고, 2018년부터 전국 처음으로 유기농업공영관리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친환경농업 육성과 출산 장려를 위해 산모에게 1인당 18만 원어치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 시책으로 채택됐다.

2022 괴산 유기농엑스포의 국제행사 승인 여부는 기획재정부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말 국제행사 심사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다.

▼“신성장 산업 선점… K-유기농 신화 만들 것”▼
이시종 충북지사 인터뷰

“국내 유기농 산업을 이끌어 온 충북도가 2022 괴산 유기농산업엑스포를 다시 한번 성공적으로 치러내 K팝, K드라마, K방역에 이은 K유기농의 신화를 만들 것입니다.”

이시종 충북지사(사진)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충북이 유망한 신성장 미래산업으로 떠오른 유기농산업을 선점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유기농 거점’으로 확실히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토양·수질 보전, 생물다양성 증대, 지구 온난화 감소 등의 효과가 있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총망라하는 행사가 2022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의 성공을 위해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유기농업학회 등 국내 친환경농업단체 7곳과 업무협약을 했다”며 “협약 주체들이 괴산 유기농엑스포가 국내 유기농산업을 키우고 국내외 유기농 소비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달 말 예정된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 심사위원회에서 국제행사로 승인을 받으면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 1월 조직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2022 괴산 유기농엑스포를 통해 건강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환경 보전, 지역 공동체의 유지 등의 유기농 원칙과 가치가 널리 확산되고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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