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허망한 패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6일 03시 00분


○ 한돌 ● 줴이
본선 4강 3국 14보(155∼169)


백 ◎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였다. 중앙 흑 대마는 참고도처럼 패가 난다. 백은 팻감이 쏠쏠하게 많다. 결국 흑이 안에서 살자는 팻감을 쓸 때 빵따냄을 해 패를 해소하면 그만큼 이득이다. 설사 백이 패를 지더라도 그 대가로 이득을 보면 미세하나마 앞설 수 있었다.

그런데 팻감으로 써야 할 백 ◎를 그냥 두다니.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백이 60까지 모두 4개의 팻감을 헛되이 낭비했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수들은 인공지능(AI)이 불리할 때 등장하는 ‘떼쓰기’ 버그인데, 백이 앞선 현 상황에서 버그가 등장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백이 팻감을 이렇게 소진하면 패가 나도 이길 도리가 없다. 실전에서도 백은 패를 만들기 직전까지 갔지만 팻감 부족으로 실제 결행할 수는 없는 상황. 흑 69를 본 한돌은 돌을 던졌다.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린 허망한 패배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중신증권배#세계ai바둑오픈대회#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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