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제임스 볼드윈 지음·박다솜 옮김/160쪽·1만2800원·열린책들
“흑인이 원하는 건 이 세상에 머무는 짧은 생의 매 순간 백인에게 머리를 얻어맞지 않는 것뿐이다.”
미국의 문학가이자 민권 운동가인 제임스 볼드윈(1924∼1987)의 에세이다. 1960년대에 발간됐음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구들이 눈에 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집회의 여진이 계속되는 요즘 그의 이름이 거듭 거론되는 이유다. 지난해 뉴욕시는 볼드윈이 살았던 집을 랜드마크로 지정했다.
책은 두 개의 편지글로 구성됐다. 첫 번째 편지는 14세 조카, 두 번째는 모든 미국인에게 보냈다. 조카에게는 “백인과 흑인 중 상대를 수용해야 할 주체는 흑인”이라면서 기존 관점의 전복을 주문한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두 번째 에세이는 민권운동과 연결됐던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비논리를 지적하고 개개인의 인식과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원제 The Fire Nex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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