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학자들 “日 2017년부터 역사왜곡…유네스코 재권고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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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9일 15시 52분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스1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스1
일본과 대만의 지식인들이 나가사키(長崎)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軍艦島)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국제적 약속을 일본 정부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했다.

야노 히데키 강제동원공동행동 사무국장을 비롯해 황수메이 국립대만대 교수와 마쓰노 아키히사 일본 오사카대 교수는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토론회는 코로나19로 해외 지식인들을 화상으로 연결했으며 ‘인류 공동의 기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국제사회의 신뢰’(부제: 일본 근대산업시설, 강제 노동의 진실과 왜곡된 역사)‘를 주제로 다뤘다.

야노 히데키 강제동원공동행동 사무국장은 ’1부 기억의 편향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서 ’등재이후 후속조치 및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야노 사무국장은 Δ’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세계유산 등재 당시의 일본 정부의 약속 Δ등재 이후의 일본 정부의 대응 및 세계유산위원회의 재권고 Δ2015년 7월의 일본 정부의 ‘약속’을 어긴 일본정부 등으로 나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본정부는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면서 침략전쟁 시의 조선인 등 강제동원의 역사를 배제하고 1850년대부터 1910년까지의 일본의 메이지 시대의 산업 근대화만을 미화했다.

야노 사무국장은 2015년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가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전략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당시 사토 구니 주(駐)유네스코 일본대사는 세계유산위원회에 3가지 사항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

Δ(1940년대에)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한 많은 한반도 출신자 등이 있었다 Δ(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징용 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Δ‘정보센터 설치 등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석 전략에 포함시키겠다 등이다.

야노 사무국장은 역사 왜곡의 징후가 2017년부터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정부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한 ’보전상황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에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brought against their will)와 ’강제로 노역한‘(forced to work)이 ’지원했다‘(supported)’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조선인의 강제노동을 포함한 ‘산업노동’에 관한 조사를 학술연구단체도 아닌 ‘산업유산국민회의’라는 단체에 위탁했다.

이에 2018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에 대해 ‘해석 전략에 관한 국제 모범 관행을 고려할 것’과 ‘관계자와의 대화를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의 시민단체도 산업유산국민회의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조사 내용을 은닉하고 강제동원 피해자 단체 등과의 대화도 거부했다.

야노 사무국장은 지난 3월31일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서 역사왜곡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토 고코(加藤康子) 센터장은 “(군함도에서)강제 노동은 없었다, 조선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며 “(한국은) 무책임하다’, ‘거짓말을 하니까’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립 대만대학교 황 수메이 교수는 제1부 ‘기억의 편항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서 ‘불행한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으로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역할’을 발표하면서 ”일본은 불행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라“고 말했다.

황 수메이 교수는 ”소피아 성당 등 문화유산이 해석과정을 거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일본 정부는 세계기록유산을 왜곡 운영하면서 국제적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며 ”시대의 평가를 자의적으로 잘라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제토론회는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방법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져야 할 인류 보편적 가치의 의미를 살펴보고, 일본 근대산업시설과 강제 노동의 역사를 다뤘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토론회에 앞서 ”태평양 전쟁 당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피해를 봤다“며 ”일본이 아시아 피해국들의 신뢰를 얻고, 그 국가들과 진정하게 협력하고 연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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