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상회담’ 양우석 감독, 남북미 정상회담 통한 비핵화 그려
“1편 남북 출연진 맞바꿔 연기… 우리 의지로 못바꾸는 현실 상징”
29일 개봉한 ‘강철비2: 정상회담’의 양우석 감독은 “탈출이 어려운 잠수함을 회담 장소로 설정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데 있어 우리는 언젠가부터 표정을 잃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정상회담)으로 3년 만에 돌아온 양우석 감독(51)의 말이다. 개봉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양 감독은 “30여 년에 걸친 화해와 긴장 모드의 반복에 지쳐 국민들이 더 이상 남북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강철비’의 시작”이라고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북한 위원장 조선사(유연석), 쿠데타를 일으킨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가 핵잠수함에 모여 있다(왼쪽부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양 감독은 10여 년간의 데이터 수집을 토대로 분단 상황에 처한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네 가지 상황인 전쟁, 핵무장, 북한 정권 붕괴, 비핵화를 웹툰 ‘스틸레인’ 시리즈에 담았고, 이를 영화화했다. ‘강철비’(2017년)가 전쟁과 한국의 핵무장을 가정했다면, 정상회담은 북한 정권의 붕괴와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적 비핵화를 그렸다. 핵무기 포기에 반발한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인질로 잡혀 핵 잠수함에 갇힌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북한 위원장 조선사(유연석),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의 ‘벼랑 끝’ 정상회담이 펼쳐진다.
“한반도는 1993년 북핵 위기로 전쟁 직전까지 갔었다. 지금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한반도는 미중 대격돌의 한가운데에 껴 있다. 한국은 분단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한국을 살릴 수 있는 건 상상력이다.”
양 감독은 한국 영화 중 최초로 ‘크로스캐스팅’을 시도했다. 강철비에 출연한 등장인물이 정상회담에 그대로 등장하는데, 남북 진영을 바꿨다.
“북한 요원을 연기한 정우성은 남한 대통령으로, 남한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한 곽도원은 쿠데타의 중심에 선 북 호위총국장을 연기했다. 남북이 입장을 바꾼다 해도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 의지로 해결될 수 없는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양극단을 달리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 한경재 대통령 역과 관련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링컨’(2012년)을 많이 참고했다.
“한경재와 링컨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링컨은 노예해방법안의 통과를 위해, 한경재는 평화협정을 위해 인내한다. 한경재는 영화에서 그려진 대통령 중 가장 강인한 대통령이 아닐까 싶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를 그린 ‘변호인’으로 데뷔한 양 감독은 차기작으로 삼양식품의 전중윤 회장의 삶을 그린 웹툰과 영화를 동시에 준비 중이다. 제목은 ‘면면면’(Era, Face and Noodle). 초고를 쓰는 데만 1년이 걸렸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을 일군 기업인들의 삶도 흥미로운 소재다. 인물을 프리즘으로 한국 현대사를 들여다보는 작업도 계속하고 싶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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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0 20:18:34
남북 관계를 해법을 찿을려면 2-3000년 전 고대사를 연구하세요.나는 역사가는 아니지만 무궁무진한 지혜를 얻을수 있어요.고대사에서 일어난 지중해 연안의 비극과 희극 등등. 그 시대에서 전쟁을 누가 왜 일켰는지 심도 있게 연구하세요.그러면 종교의 모순을 찿을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