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을 이유로 의정부고 학생들의 ‘관짝소년단 패러디’를 비판한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29)가 역풍을 맞고 SNS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샘 오취리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제발 하지 마시라. 문화를 따라하는 것은 알겠는데, 굳이 얼굴색까지 칠해야 되느냐.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의정부고 학생들이 이른바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면서 얼굴을 짙은 갈색으로 칠한 모습을 비판한 것이다. 관짝소년단은 방탄소년단과 관짝의 합성어로, 춤을 추며 상여꾼 역할을 하는 가나 상조회사 직원들을 가리킨다. 최근 온라인에서 ‘밈’(Meme)으로 소비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샘 오취리의 공개적인 비판은 역풍을 맞았다. 샘 오취리는 7일 오전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 상태로 뒀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비공개로 전환했다. 역풍을 의식한 모양새다.
샘 오취리가 역풍을 맞게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그가 ‘관짝소년단 패러디’를 비판하면서도 의정부고 학생들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하지 않은 채 비판을 쏟아내면서 이들에게 화살이 향하도록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샘 오취리가 함께 올린 영문 입장글과 해시태그도 문제가 됐다. 그는 영문 입장글에선 한글 입장문과 달리 “You put in so much effort to educate people here in Korea and make them understand that you can appreciate a culture without making mockery of the people”(조롱하지 않고도 국가의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음을 한국인들에게 교육시키고 이해하게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과 같은 다소 강한 어조의 비판이 담겼다.
이와 함께 샘 오취리는 ‘teakpop’(케이팝 관련 가쉽), ‘notoblackface’(블랙페이스 반대), ‘notoignorance’(무지함 반대)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이번 문제를 케이팝 팬들까지 소환해 확대시킨 셈이다.
샘 오취리가 과거 방송에서 동양인 비하 행동으로 여기지는 ‘눈 찢기’를 한 것도 역풍의 원인이다. 악의적인 의도가 없는 ‘관짝소년단 패러디’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샘 오취리 역시 인종 차별한 셈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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