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發 확진 전국 확산 속…‘지방 신도’ 왜 많나 했더니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7일 14시 47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폐쇄돼있는 모습.2020.8.16/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폐쇄돼있는 모습.2020.8.16/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개신교계는 이 교회의 신도가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는 것이 태극기집회로 인한 전광훈 목사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는 교인 4000여명 가운데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6일 만에 누적 확진자가 312명으로 늘어났다. 17일 자정 기준 확보한 사랑제일교회 교인 명단은 4000여명, 그 가운데 2000여명이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인천시를 비롯해 경기 수원시, 고양시, 구리시, 안양시, 평택시, 양평군, 강원 원주시, 춘천시, 대전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군산시, 경북 상주시 등지에서 발생했다.

개신교계에서는 소위 ‘교회 우파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전광훈 목사가 태극기집회 등 극우성향의 집회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사랑제일교회의 신도가 전국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는 교회 우파의 아이돌”이라며 “극우 성향의 신도분들이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뭉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극기 집회가 전국적인 신도 확산의 폭발적 계기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2007년 대선 당시 ‘만약 (이명박을 찍지 않으면)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라는 발언을 한 시절부터 신도가 전국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관계자는 “교회 특성상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교회 신도로 나온다”며 “최근 사랑제일교회 방문자가 늘어난 이유는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하는) 집회 관련해 모이는 동조세력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분들은 실제 다른 교회에 다니는 기독교인이지만, 집회에 참여하거나 그 이념에 동조하기 위해 전국에서 기차, 버스 등을 타고 사랑제일교회로 모였다”라며 “그러다보니 전국에서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에 사랑제일교회는 신도들이 전국적으로 분포하게 된 것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라고 밝혔다. 박중섭 사랑제일교회 부목사는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은 교회가 늘어났는데, 그때 사랑제일교회는 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라며 “이때부터 기존 신도가 아닌 분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전국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전광훈 목사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교회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국 분포 비율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교계의 이번 분석은 실제 조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 13.4%가 전광훈 목사의 의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개신교인 10.1%는 ‘전광훈 목사의 일부 언행은 다소 지나치나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답했고, 3.3%는 ‘한국사회가 좌경화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기에 적극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 양성률이 높아서 신속한 검사와 격리가 요구된다”며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무조건 양성확진을 한다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고 하나 방역당국의 검사결과는 조작이 불가능하며, 누군가를 차별할 수도 없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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