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길에 창을 내다’ 출간… “길 위에서 찾은 또 다른 나”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8월 21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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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우 작가
송정우 작가
여행과 자연을 좋아하는 시인 송정우의 기행산문집 ‘길에 창을 내다’가 출판사 좋은땅에서 출간됐다. ‘희망을 다림질하다’와 ‘비상구를 찾다’ 등 두 편의 시집을 낸 송정우 시인의 이번 여행기는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여행, 그러나 아무나 쉽게 나서지는 못하는 길에서 시인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사진과 함께 엮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인생의 어느 고개턱을 넘어가고 있는가 돌아보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력감이 들 때 우리는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때 저자는 일상의 일탈을 감행한다고 한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고 캐나다 깊은 산속 호수를 카누로 탐험한다. 그리고 덴마크의 해안 길과 이탈리아 토스카나 언덕을 자전거로 오르내린다.

가끔은 그렇게 도전하고 모험하며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인 이벤트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제주 올레에서 일본 규슈 올레길로 발걸음이 이어지고, 오래전부터 말(馬)과 차(茶)가 오가는 산길, 깎아지른 절벽 한편 아스라한 오솔길을 따라 마방의 행렬이 지나가고 양 떼가 몰려가는 장면을 보고는 알고 지내는 주위 사람들을 모아 함께 차마고도 기행을 떠난다.

이 책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타인들이 생각하는 나의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는 여행기이다.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 그리고 마주한 야생의 모습, 언덕과 평야, 골짜기를 볼 수 있으며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감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도전’이라는 말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자신의 힘에 벅차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은 해 보고 싶은 생소한 일을 시도하는 것.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기회가 줄어든다는 생각에 저자는 더욱 한계에 도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고행이었고, 그 고행을 작가는 순례로 승화시켰다. 이 여행기를 읽다 보면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지고 새로운 꿈이 꾸어지지 않을 때 자신만의 특별한 맞춤 여행을 떠나라고 저자가 속삭이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새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자신의 한계, 주위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고정된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에 저자의 여행길을 따라나서게 된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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