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아픈 것이 ‘이별’이라고들 한다. 쓰라린 슬픔이기도 하지만 상실의 아픔을 삶의 한 페이지로 전환하고, ‘진짜 나’를 찾아보는 계기로 만들면 어떨까. 슬픔이 때로는 희망을 품게 한다는 것. 긴 세월을 겪은 어른들은 희로애락이 내재된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나.
심리상담사가 전하는 이별 처방전이 출간됐다. 이별 전문 상담사 ‘헤이후’가 이별을 겪은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책. ‘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이다. 이 책은 단순한 위로를 전달하기 보다는 이별한 사람의 마음과 흐름에 대한 탐색을 바탕으로, 무력해진 자신을 스스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제공한다. 헤이후는 ‘헤어진 이후’를 뜻하는 말로 이 책의 저자인 오영미와 최영석이 함께 운영하는 서비스의 이름이기도 하다.
헤이후는 “고통스러운 이별의 과정을 겪으며 결국 사랑이 주는 충족감은 사라지고, 허무함이라는 상처만 남게 되는 것 같다”며 이별의 아픔에 공감을 표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 책을 이별이 고통스러운 상실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의미 있는 삶의 경험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며 썼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동안 두 사람이 함께 써왔던 이야기는 이별로 인해 그 의미가 허무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다시 자신의 이야기로 가지고 와서 살피고, 정리하고, 다시 기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이별은 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삶의 ‘사건’이 된다”는 것.
17년 동안 심리상담을 해온 경험을 통해 쌓아온 생각들을 처음으로 글을 통해 밖으로 내어놓게 되었다는 저자들은 “내담자와 만나 상담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책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심리상담사로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또 다른 역할임을 느끼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이 책이 어떤 이유로든 마음에 힘이 빠진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는 이별뿐 아니라 고통이나 억울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치유를 돕고 싶다”고 전했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다. 9월 가을 하늘을 벗 삼아 이 책을 읽으며 사람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통찰력이 한층 깊어지길 바란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별뿐 아니라 사람 관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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