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여행정보 소개 채널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가 작성한 유서 형식의 글에 악플이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표는 글을 올린 직후 위중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조 대표는 1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장례식’ 등의 단어를 사용한 글을 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임을 암시했다.
글에는 “정말 모두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유 없이 고통 받고 욕먹는 크루들, 친구들,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잘못은 내가 혼자 한 건데 나머지까지 욕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라는 내용이 있었다.
조 대표는 지난달 29일 ‘여행에 미치다’ 공식 소셜미디어에 동성 간 성행위를 하는 음란물을 올려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이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강남경찰서는 조 대표와 회사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의 유서 글을 본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극단적인 선택은 남겨진 동료들에게 오히려 아픔이 될 뿐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악플을 남겼다.
결국 조 대표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말았다. 다행히 조 대표 지인의 신고를 받고 신속하게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이 그를 살렸다. 이들은 의식불명인 조 대표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다. 현재 조 대표는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 대표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 처리됐다. 그의 계정에 접속하면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클릭하신 링크가 잘못되었거나 페이지가 삭제 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게시물에까지 악플이 달린 것과 관련해 “대중은 사회적인 불만과 분노를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전가하는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악플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론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학교 윤리 교육을 통해 악플이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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