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형아!” 부르는 동생이 좋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5일 03시 00분


◇동생 없는 날/여름꽃 지음/32쪽·1만3000원·킨더랜드(3세 이상)

동생이 열나고 아프다. 함께 가던 학교를 혼자 간다. 터덜터덜 걷다 이런, 껌을 밟았다. 학교에선 크레파스가 똑 부러져 거의 다 그린 그림에 선이 죽 그어졌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니 아뿔싸, 휴지가 없다. 날아온 공은 얼굴을 때린다. 집에 가는 길, 비까지 내린다.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온다. 그때 들린 목소리. “형아!” 동생이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왔다!

낭패를 겪을 때면 아이의 얼굴과 몸은 블루베리 멜론 레몬 오렌지 딸기로 바뀐다. 아이가 느낀 감정의 색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신선한 묘사에 감탄이 나온다.

동생을 향해 달려가자 서러움도 날아가고, 딸기였던 아이는 차츰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나란히 쓴 우산 아래서 쿡쿡 웃는 둘. 정겨움이 담뿍 묻어나온다. 책에 나온 글은 ‘형아!’뿐이다. 그림으로 충분히, 아니 더 풍부하고 사랑스럽게 이야기와 마음을 담아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동생 없는 날#여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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