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우울증-두통 치료 과거엔 어떻게 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5일 03시 00분


◇돌팔이 의학의 역사/리디아 강, 네이트 패더슨 지음·부희령 옮김/432쪽·2만5000원·더봄

얼음 깨는 송곳, 버터 바르는 칼, 끝이 날카로운 숟가락. 이 도구들은 20세기 초까지 두개골 절제술에 쓰였다. 메스나 의학용 드릴이 없었던 만큼 실생활에서 쓰던 도구들을 수술에도 썼나 보다 싶지만 당시 의사들이 두개골 수술을 한 이유를 살펴보면 경악할 만하다. 두통은 물론 간질이나 우울증, 신경쇠약 같은 정신적 문제가 있을 때는 머리에 구멍을 뚫어야 그 원인인 악마를 쫓아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

저자는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 의학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기 전인 20세기 중반까지 어떻게 무지몽매하고 황당하기 그지없는 의술을 인류가 펼쳤고 또 믿어왔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17세기 유럽에서 만병통치약으로 여긴 인간의 혈액으로 잼을 만들어 먹었다든지, 이집트에선 인육을 꿀에 절여 치료제로 썼다는 등 지금 보면 황당무계한 방법을 모았다. 책을 읽고 나면 의학의 발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돌팔이 의학의 역사#리디아 강#네이트 패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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