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4일 월요일 맑음. 처음의 음으로. #334 Jo~ao Gilberto ‘Samba de Uma Nota S´o’(1960년)
음악 용어로 싱글노트(single note)는 ‘하나의 음’을 가리킨다.
‘This is just a little samba/Built upon a single note’
브라질 음악가 주앙 지우베르투(1931∼2019)의 곡 ‘Samba de Uma Nota S´o’(영어 제목 ‘One Note Samba’)의 가사 첫 줄. ‘이건 그냥 작은 삼바/싱글노트(한 음)를 기반으로 만들었지’ 하며 선언하는 도입부부터 ‘미, 미, 미, 미, 미, 미, 미’…. 곡의 절반 이상을 실제로 계이름 ‘미’ 하나로 끌고 나간다.
‘D♭m7-C7-B7sus4-B♭7b5…’
이때 기타 코드만은 분주하게 바뀌는데 레♭에서 시♭까지 하향하는 저음과 화성이 고집불통의 ‘미’와 이루는 조화가 몽롱한 기분을 선사한다.
싱글노트를 기반으로 한 노래는 어떤 음악가들에게 성배와 같나 보다. 휙 그은 선 하나로 걸작을 남기는 경지에 올라보겠다는 화가의 결기와 통할까. 그런 면에서 누군가는 지우베르투의 저 명곡이 롤 모델이라고 털어놓는다.
‘너의 맘 사이로/나의 숨을 불면/넌 웃으며 간지러워’(‘감촉’ 중)
김현철은 지난해 낸 10집 ‘돛’에 실은 ‘감촉’에서 객원보컬 황소윤의 입으로 계이름 ‘레’를 고집한다. 듀오 가을방학은 4집의 ‘반얀나무 아래’에서 ‘더 단순하게 단촐하게 살 순 없을까’라는 화두를 던진 뒤 ‘파’를 연사(連射)함으로써 자문자답한다.
‘테마송에는 그래 원 노트 삼바/그 노래가 좋겠네’
조규찬은 2003년 7집 제목을 아예 ‘Single Note’라 지었다. 마지막 곡 제목도 ‘Single Note’. 처음부터 끝까지 ‘파’만 고집해 노래하다 싱거운 낭독으로 노래의 문을 닫아버린다.
‘나는 한 음으로 노래한다.’
지우베르투의 ‘One Note Samba’가 ‘미’로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수다스럽게 음계를 사용한 중반부가 압권이다.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처럼 가사도 멜로디도 수다스럽다.
‘이런저런 말을 잘도 하는 사람들이 많지/따지고 보면 거의 아무 얘기도 아닌데/내가 아는 음계를 다 써버려 거의 남은 게 없네’
결론은 이렇다.
‘그래서 난 처음의 음으로 돌아왔어/결국 너에게로 돌아올 수밖에 없듯/네게 느끼는 모든 사랑을 다 이 한 음에 부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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