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후유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4일 03시 00분


○ 셰얼하오 9단 ● 신진서 9단
본선 28강전 1국 5보(55∼65)


우상귀 흑은 쉽게 죽을 돌은 아니지만 가볍게 타개하는 게 좋다. 흑 57로 단수한 것은 그런 맥락. 우변을 내줘도 귀를 차지하면 괜찮은 흥정이라 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신진서 9단의 노림이 들어 있었다.

백 60까진 당연해 보였는데 흑 61로 패를 걸어간 것이 셰얼하오 9단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수. 셰 9단은 백 60 때 흑이 ◎의 곳을 이을 것이라고 속단하고 있었다.

신 9단의 계산은 흑 63이라는 팻감이 있다는 것. 반상에서 유일한 팻감이다.

여기서 셰 9단이 좀 냉정했더라면 참고도 백 1로 패를 해소했을 것이다. 흑 2로 우하 백 대마가 잡히지만 우상귀 실리도 크다. 또 ‘가’ 혹은 ‘나’의 뒷맛도 있어 백도 해볼 만한 그림.

그러나 예상 밖의 흑 61을 당한 뒤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셰 9단은 백 64로 받았고, 흑 65로 때려내자 대책이 없어졌다. 62=◎, 6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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