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고아성
회사 비리 파헤치는 고졸사원 역할
“장벽 부딪혀도 힘합치던 장면 울컥”
“영화 촬영 후 MBTI 성향이 ‘I’에서 ‘E’로 바뀌었어요.”
21일 개봉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주연 이자영 역을 맡은 배우 고아성(28)은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를 찍고 성격이 달라졌다”며 웃었다. 심리성향검사인 MBTI에서 ‘I’는 ‘Introvert’(내향적인)를, ‘E’는 ‘Extrovert’(외향적인)를 뜻한다. 이자영은 회사의 비리를 목격한 뒤 같은 회사 친구인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과 함께 이를 파헤치는 고졸 사원이다. 상사에게도 할 말을 하고, 회사가 몰래 유출한 폐수로 병을 앓는 주민들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캐릭터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자영과 저는 굉장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은데 자영은 밝고 활발하거든요. 제 주변 밝은 사람들의 성격을 떠올리기도 하고, 촬영 현장에서 사람들을 더 많이 챙기면서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울컥했던 장면이 많았다고 했다. 타인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는 성격이라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여자에 고졸이라는 이유로 장벽에 부딪히는 장면들에 깊게 몰입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지하철 신’이다. 회사가 폐수를 강에 유출하는 것을 목격한 자영이 유나와 보람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처음엔 시큰둥하던 이들이 서울 지하철역에서 힘을 합치기로 한다.
“영화엔 안 나오지만 유나는 옥수역, 자영은 불광역, 보람은 당산역 근처에 살아요. 각기 다른 지하철 플랫폼으로 흩어지려던 이들이 ‘내일부터 작전에 돌입하자’며 힘을 모아요. 반대편 플랫폼에 선 친구들을 보며 자영이가 ‘고마워’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을 떠올리면 아직도 울컥해요.”
어느덧 배우 경력 17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서른까지 두 달이 남은 20대 청춘. 영화의 배경인 1995년으로 돌아간다면 그 시절, 29세 고아성은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을까.
“영화 시작과 끝에서 출근길 충무로가 나와요. 인파 사이에 행진하듯 자영과 유나, 보람이 회사로 향해요. ‘그때도 이 거리에, 이 사람들이 있었겠지’라는 실감이 나면서 격앙됐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친구들과 충무로 그 거리를 걸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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