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별이 반짝이네//할머니가 말했네/저 많은 별은/딱따구리가 하늘에/구멍을 낸 것이야//반짝이는 별들/하늘구멍/참 많이도 뚫었네’(시 ‘하늘구멍’)
까만 하늘의 별을 딱따구리가 만들었다고 노래한다. 시인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호기심과 애정, 안쓰러움이 담겼다. ‘새 길을 닦는다고/어린 소나무들이 잘려나갔다/나이테를 세어보니/이제 겨우 열 살이다/베어진 자리가 촉촉했다/송진이 눈물처럼/송골송골 배어 나왔다’(시 ‘어린 소나무의 눈물’)
가족, 친구와 부대끼며 때로 마음 상하기도 하지만 금방 털어낸다. 진한 정과 사랑도 담백하게 그린다. 짝꿍의 말이 마음속 가시로 박혔지만 집에 가는 길에 짝꿍 손을 잡고 웃으니 가시가 쏙 빠지고(‘가시 하나’), 소파에 누워 있던 엄마가 걱정하는 우리를 꼭 안아주자 엄마 기분이 나았다고 안도한다(‘기분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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