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의 대유행, 환경오염에 의한 기후변화, 핵전쟁 위협….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수없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누적 확진자 41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맨얼굴이 ‘비정상’인 시대가 끝날 기약이 없다.
하지만 저자는 “조상들보단 우리가 좀 더 낫지 않느냐”며 인류가 견뎌온 비참한 역사적 현장들로 독자를 데려간다. 언론인 출신이자 종말론을 주제로 한 미국 팟캐스트 ‘하드코어 히스토리’를 진행해온 저자는 역사에서 반복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짚어보고, 앞으로 벌어질 위기 시나리오를 논한다.
먼저 수많은 사망자를 낸 전염병의 역사에 주목했다. 가장 심각했던 전염병은 1300년대 중세 유럽에서 유행한 흑사병이다. 전염병에 대한 기본적 의학 지식조차 없었던 시절 유럽인들은 “세계 종말이 왔다”고 믿었다. 쥐를 숙주로 하는 페스트균이 인간에게 전염돼 반세기 동안 7500만 명 정도가 죽었다. 치료제가 개발돼 더 이상 인류를 위협하지 않게 됐지만 저자는 흑사병 이후 무너진 국가 시스템과 종교의 권위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가 이제부터 대비해야 할 사회문화적 후유증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류는 로마 등 거대 제국의 몰락, 세계대전, 대공황 같은 위기를 겪었다. 미국의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이후 핵무기 위협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전쟁 위험을 안고 사는 상황을 ‘지옥으로 가는 길’에 빗대 경고한다.
현재 상황이 ‘조상들보단 낫다’고 말하면서도 이 책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미국에서 발간된 책의 원제 ‘The End is Always Near(종말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처럼 위협은 늘 있어 왔고,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 이겨야 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대기 순, 주제별 분류 등이 일목요연하지 않고 산발적이어서 전달력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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