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빌리의 노래’ 다큐-영화
한국서 ‘지금 뜨는 콘텐츠’ 상위권
美 선거 다룬 ‘익스플레인’도 화제
“그는 누구이며, 어떻게 대통령이 됐는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이야기일 것 같지만 아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트럼프: 미국인의 꿈’의 시작에 나오는 질문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1970년대 뉴욕에서 호텔 재건축 사업에 뛰어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부동산, 카지노, TV쇼 등을 통해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얻어 끝내 대통령에 오른 일대기를 다룬다. 넷플릭스가 2018년 3월 공개한 작품이지만 최근 한국 넷플릭스에서 ‘지금 뜨는 콘텐츠’ 상위권에 포진했다.
최근 미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영상 콘텐츠가 소비되는 ‘역주행’ 현상이 일고 있다.
‘트럼프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지지한다’는 뜻의 트럼프주의가 왜 생겼는지를 간접적으로 다룬 영화 ‘힐빌리의 노래’에 국내 영화 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극장 개봉 이후 “저물어 가는 트럼프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꼭 봐야 할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힐빌리는 미국 중서부 및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러스트 벨트’의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말이다. 디트로이트에서 알코올의존증 환자인 어머니와 트레일러에서 학대를 받으며 유년기를 보내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가 된 J D 밴스의 동명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다. 이 영화는 힐빌리의 성공담보다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는 힐빌리의 현실을 조명한다. 이들 힐빌리가 왜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설명하는 작품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 9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 ‘익스플레인: 투표를 해설하다’도 인기다. 2016년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경쟁과 선거 제도를 다룬 이 작품은 올해 미 대선이 절정에 이르던 이달 초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에서 화제가 됐다. “다큐를 다시 보면서 미 대선의 선거인단 제도를 이해했다” “왜 트럼프가 우편투표를 반대하는지 공부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콘텐츠 역주행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트럼프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이번에는 졌지만 왜 4년 전에는 승리했는지를 알아보고 싶은 욕망이 미 대선을 계기로 살아났다는 얘기다. 한 블로거는 ‘힐빌리의 노래’를 언급하며 “트럼프주의를 이해한 뒤에야 (트럼프) 비판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드웨어적으로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대중화로 예전 작품의 ‘다시 보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큐멘터리나 현실이 반영되는 영화일수록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때마다 다시 소비된다는 것.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영화는 항상 시대와 나란히 가는 콘텐츠”라며 “영화가 계속 사랑받는 건 대중의 마음을 읽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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