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메 콰르텟. 왼쪽부터 바이올린 배원희 하유나, 비올라 김지원, 첼로 허예은. 롯데콘서트홀 제공
“에스메 콰르텟의 소리는 ‘여성 4중주단’이라는 통념을 깰 만큼 매우 파워풀해요. 저희의 힘을 감당할 수 있는 홀에서 계속 연주하게 돼 기쁩니다.”(배원희·에스메 콰르텟 리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리더 김민)와 현악4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이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숨결을 맞춘다. 두 악단은 롯데콘서트홀의 인하우스 아티스트(in-house artist)로 지정돼 이번 주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각각 세 차례의 콘서트를 펼쳐 나갈 예정이다.
KCO는 1965년 ‘서울 바로크 합주단’으로 창단돼 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 실내악단이다. 에스메 콰르텟은 권위 있는 음악축제로 꼽히는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 지난해 데뷔한,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현악4중주단이다.
인하우스 아티스트는 연주단체가 일정 기간 특정 연주회장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상주(常駐)음악가를 뜻한다. 롯데콘서트홀은 2022년부터 1년 단위로 매년 인하우스 아티스트를 선정해 함께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메 콰르텟은 28일 하이든 현악4중주 29번과 드보르자크 현악4중주 13번, 베토벤 현악4중주 8번 ‘라주몹스키 2번’으로 시리즈 첫 회를 맞이한다. 23일 오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라주몹스키 2번’의 활달한 행진곡풍 마지막 악장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띄워 올렸다.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는 “라주몹스키 2번은 에스메 콰르텟 활동의 도약을 이룬 2018년 위그모어 콩쿠르 우승 당시 베토벤상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KCO는 이틀 앞선 26일 비발디 ‘사계’(바이올린 신지아)와 버르토크 ‘루마니아 춤곡’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로 첫 무대를 마련한다. KCO는 내년 3월 11일과 7월 2일, 에스메 콰르텟은 5월 11일과 16일에 두 차례의 무대를 더 갖는다.
롯데콘서트홀 사업기획파트 이미란 책임은 “롯데콘서트홀은 대규모 관현악을 소화할 수 있는 크기이지만 개관 초기 노부스 콰르텟,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콘서트 등을 통해 ‘풍부한 울림으로 실내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인정받아 왔다”고 말했다. 배원희는 “무대 위에서 서로의 소리를 민감하게 들을 수 있어 연주하기 매우 편한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메 콰르텟은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장미셸 바스키아 회고전에서 24일 오후 8시 시닛케의 현악4중주 3번 2악장 등을 연주한다. 26일 KCO 콘서트 5만∼9만 원, 28일 에스메 콰르텟 콘서트 4만∼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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