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를 통해 송강호를 극찬했다. 송강호가 이날 김민희 등과 함께 뉴욕 타임스가 꼽은 ‘21세기 위대한 배우 25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글에서 봉 감독은 영화 ‘초록물고기’를 통해 송강호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봉 감독에 따르면 90년대 당시 영화 감독들 사이에서는 송강호가 진짜 건달이라는 소문이 났었다. 이후 봉 감독은 송강호가 건달이 아닌 대학로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배우인 사실을 알았고 당시 조감독 신분이었음에도 송강호를 알고 싶어 그를 사무실에 초대해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송강호를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하며 “오디션이 아닌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지만, 나는 그가 대단한 힘을 가진 사람인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총 네 편의 영화를 송강호와 함께 했다. 그는 “송강호에게는 늘 새롭게 꺼내볼만한 층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며 “그는 계속해서 자라나는 캔버스 같다, 아무리 붓칠을 더해도 더 칠할 구석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여전히 나는 그가 자신의 배역에서 어떤 것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나에게 송강호는 고갈되지 않는 다이아몬드 광산”라며 “그와 4편의 영화를 했든, 40편의 영화를 했든 나는 (그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해낼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찬사를 보냈다.
더불어 봉 감독은 송강호에 대해 “모든 순간에 생명력과 날것의 느낌을 부여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고도 했다. 이어 “어떤 신이 어려운 대사들과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카메라 워크를 필요로 한다고 해도, 그는 매끄럽고 즉흥적인 느낌이 나게 만들어줄 것”이라며 “매 테이크는 다를 것이고 거추장스러운 대사들도 즉흥연기처럼 보일 것이다, 그것은 목도하기에 무척 놀랍고 기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주인공으로서 송강호가 발휘하는 독특함은 그의 평범함과 일상적인 모습에서 나온다고 알렸다. 봉 감독은 “특별히 한국 관객들에게, 송강호는 이웃이나 친구들 중에 있을 법한 전형적인 한국의 남성의 모습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관객들은 매일 보던 인물이 ‘괴물’이나 ‘기생충’에서처럼 괴물을 만나 쫓기거나 무시무시한 상황을 만나게 되는 모습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뉴욕 타임스가 꼽은 스물 다섯명 배우의 명단에는 두 한국 배우 외에도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소냐 브라가, 마허샬라 알리, 멜리사 맥카시, 카트린 드뇌브, 롭 모간, 웨스 스투디, 윌렘 대포, 알프리 우다드, 마이클 B. 조던, 오스카 아이삭, 틸다 스윈튼, 호아킨 피닉스, 줄리안 무어, 시얼샤 로넌, 비올라 데이비스, 자오 타오, 토니 세르빌로, 니콜 키드먼, 키아누 리브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이자벨 위페르, 덴젤 워싱턴이 포함됐다.
뉴욕 타임스는 “우리가 지난 20년동안 가장 좋아했던 배우들을 꼽아보기로 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연기의 황금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명단이 무척 주관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명단을 뽑을 때 21세기 할리우드에 집중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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