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홀로 빛날 수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4일 03시 00분


○ 판팅위 9단 ● 신민준 9단
본선 28강 4국 10보(110∼121)

백 ◎ 때 흑 ○로 받은 게 왜 실수일까. 보통 참고도 흑 1로 바로 막으면 백 2로 껴붙이는 맥점이 눈에 금방 들어온다. 이 때문에 흑 1과 같이 막는 수를 본능처럼 꺼린다.

하지만 모든 바둑 수는 홀로 빛날 수 없고, 주변 돌과의 관계에 의해 명암이 갈린다. 지금은 백이 미생이기 때문에 흑 1로 막아 백의 집 모양을 최대한 줄여 놓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야 백이 한 집을 만들려면 백 6, 8로 두 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전에선 백 16의 한 수로 백 한 집이 만들어졌다. 백에게 한 수의 여유가 생긴 셈이다. 실전과 참고도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백 20까지 백은 사실상 산 것이나 마찬가지. 흑이 계속 백 말을 추궁하면 패가 나는데 백은 자체 팻감이 부지기수다.

흑은 일단 상변으로 손을 돌려 나중에 우하 백에게 다시 칼날을 들이댈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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