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리스마스엔 ‘따뜻한 캐럴’ 어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8일 03시 00분


바리톤 이응광, 디지털 캐럴 발매

이응광이 부른 캐럴은 따스하다. 뜨겁게 앞으로 쏟아내기보다는 세피아 색조로 유연하게 빛나며 무대 뒤쪽을 돌아 나오는 음색의 매력이 발휘된다.

스위스 바젤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인 그가 디지털 캐럴 음반 ‘The Gift’(선물·사진)를 냈다. ‘저 들 밖에 한밤중에’ ‘그 어린 주 예수’ ‘천사들의 노래가’ 등 여덟 곡을 실었다. 피아니스트 다움의 반주가 독특한 색깔을 낸다. 대중음악에서 쓰이는 화음으로 곳곳에 특유의 향을 입혔지만 상의 단추를 딱 하나만 푼 듯, 되바라지지 않은 ‘정돈된’ 재즈풍이다. 다움은 프랑스 보비니 국립음악원에서 하프시코드(피아노의 전신)와 재즈 피아노를 공부했다.

이응광은 이 앨범에 자신이 자란 경북 김천 시골마을의 성탄 새벽송(頌) 분위기가 녹아있다고 말했다. “그 새벽 공기는 지금도 설렘으로 남아 있습니다. 스위스의 크리스마스 시장 저 멀리서 들리던 곡도 선곡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캐럴이 길거리에서 사라졌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그때를 추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 2월 코로나19 위기 초반부터 랜선 콘서트로 팬들과 소통을 이어갔던 그는 9월 스위스 루체른 오페라극장 시즌 개막 공연 ‘세비야의 이발사’ 타이틀 롤인 피가로 역을 맡아 전석 매진의 성황을 이룬 뒤 10월 귀국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바리톤 이응광#the gift#디지털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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