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패도 못 해보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03시 00분


○ 판팅위 9단 ● 신민준 9단
본선 28강 4국 17보(222∼236)


흑 ●로 끼운 것은 좌하 귀 패를 염두에 두고 팻감을 만들기 위한 공작인데, 애매한 의미가 있다.

좌하귀를 단패로 바꾸려면 흑이 A, B를 연속해서 둬야 하는데, 그사이에 백은 중앙 등에서 이익을 본다. 단패가 되면 백은 불문곡직하고 패를 해소해 좌하 귀를 살린다. 흑은 그 대가로 뭔가를 얻어내야 하는데, 패를 만들기 위해 이미 중앙 등에서 본 손해를 능가하는 팻감이 반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좌하 귀 패는 흑에겐 그림의 떡인 셈. 그래서 흑이 중앙에서 손을 빼지 못하고 27까지 일일이 응수를 한 것이다.

백 30 때 흑이 31로 받은 것은 의외. 참고도를 보자. 정상적이면 흑 1로 받는 것인데, 백 6으로 끼우는 묘수가 기다리고 있어 중앙 흑이 함몰한다. 그래서 백 2 때 흑 석 점을 버려야 하는데 실전 백 32로 뚫리는 것보다 크다. 흑 31을 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32로 좌변 흑 집이 꽤 부서졌다. 백 36을 본 신민준 9단은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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