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르신 이야기가 문화예술 콘텐츠 원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03시 00분


극단 배꼽, 지역 주민의 삶 듣고 문화 프로그램-연극-영상 제작
문화예술교육진흥원 공유회 개최
17곳 문화예술교육 관계자 참여
“다른 경험 가진 단체와 연계 중요”

어린이들이 김포문화재단의 ‘옛 이야기가 있는 한옥놀이터’ 프로그램에서 단심줄 놀이 중 각시줄땋기를 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어린이들이 김포문화재단의 ‘옛 이야기가 있는 한옥놀이터’ 프로그램에서 단심줄 놀이 중 각시줄땋기를 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제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생태 전문가와 예술가가 나무, 돌처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집을 짓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과학, 인문 분야 전문가도 예술가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극단 배꼽은 충북 음성군 소이면 대장리에서 ‘우리마을원정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장리 어르신들을 만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은 뒤 연극 ‘라떼는 말이야’, 영상 ‘대장리 플렉스(flex)’를 만들었다.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문화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역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 ‘2020 지역 연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통합결과 공유회’가 11, 12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 예술가들과 예술교육가, 17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관계자들은 고민을 털어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역 주민을 지원 사업의 대상이 아닌 이웃으로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짜인 프로그램을 이행하기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직접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단체 간의 연계도 중요하다. 임재춘 커뮤니티 스튜디오104 공동운영자는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 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단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 관료와 일부 지식인이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예술 교육의 필요성이 커졌다. 전은주 한지개발원 강사는 온라인 한지 수업을 직접 시연했다. 어린이들은 미리 받은 키트에 담긴 나무줄기를 잘게 찢으며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고, 한지를 꼬아 줄처럼 만든 뒤 당겨보며 한지의 강도를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비대면 방식을 통해서도 문화예술교육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김소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시민교육본부장은 “문화예술교육의 무게 중심이 빠른 속도로 지역으로 옮겨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의 자원이 아니라 지역 내의 자원과 사람들로 구성된 문화예술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문화예술이 지역 주민 모두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2020 지역 연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통합결과 공유회#예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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