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시대 ‘영택트’로… 아기 예수 탄생 ‘온라인 축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1일 03시 00분


가톨릭-개신교, 코로나에 초유의 ‘비대면 성탄절’
유튜브 등으로 미사-예배 생중계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 안에서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성탄절을”

기독교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비대면 성탄절을 준비하고 있다. 당국의 방역 지침에 맞춰 예배를 보고 있는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위 사진)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 입구에 설치된 장미정원. 새에덴교회·천주교서울대교구 제공
기독교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비대면 성탄절을 준비하고 있다. 당국의 방역 지침에 맞춰 예배를 보고 있는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위 사진)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 입구에 설치된 장미정원. 새에덴교회·천주교서울대교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계는 초유의 비대면 성탄절을 맞게 됐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성탄절 전야인 24일 성탄 밤미사와 25일 낮미사, 내년 1월 5일 교구 신년 미사까지 비대면 온라인으로 봉헌하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부산교구도 주일 미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24, 25일 미사는 교구장 손삼석 주교 집전으로 영상매체를 통해 생중계한다. 미사 없는 영성체 예식은 별도로 하지 않고 드라이브스루 형태도 금지한다.

서울대교구는 “현재 미사 참석자 수를 2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며 “성탄 미사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일부 교구들은 좌석 수의 20% 이내 인원을 참석시킨 채 미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면 비대면 성탄 미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개신교계 역시 비대면 성탄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현재 수도권은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예배 참석자가 20명 이내로 제한된 상태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참석자 20명은 온라인 중계와 찬양 등을 담당하는 필수 인력을 감안하면 일반 신자는 예배에 사실상 참석할 수 없다”며 “극적으로 상황이 좋아져 신자들을 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비대면 성탄을 맞아 교계에서는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예배와 미사를 예고하면서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24∼26일 성탄절을 기념해 진행하는 ‘2020 명동, 겨울을 밝히다’의 주요 행사를 온라인으로 치른다. 명동대성당 입구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상징하는 구유와 트리, 장미꽃 조형물로 이뤄진 장미정원이 조성됐다. 교구 측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며 “가톨릭평화방송(cpbc)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과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은 최근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올해 성탄절은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고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는 ‘언택트(Untact) 시대’로,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 안에서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영(靈)택트’ 성탄절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한교총은 이어 “떠들썩함과 소요를 그치고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를 주신 아기 예수를 만나는 고요하고 거룩한 성탄절 문화를 회복해 보자”고 했다.

부산의 대표적 교회인 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는 최근 발표한 목회 서신에서 △꾸준한 말씀묵상과 기도 △작은 행복 찾기 △감사로 반응하기 △관계의 끈 놓치지 않기 △온라인 집회 적극 참여 등 5가지를 제안했다. 이 목사는 “모든 것이 비대면이 되어 버린 세상이지만 하나님과는 대면해야 한다”며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하나님과의 대면이 삶의 활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언택트#영택트#아기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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