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로 재탄생한 웹툰-웹소설… 당당히 주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5일 03시 00분


2020년 대중문화 결산 〈3〉웹툰 웹소설
“웹툰-웹소설 안보면 트렌드 못읽어”
코로나로 ‘집에서 문화생활’ 급증속, 넷플릭스-포털 업고 인기 행진
애니메이션 가공, 해외서도 호평… IT기업 ‘웹툰-웹소설 플랫폼’
국내외 이용객-매출 폭발 성장

웹툰, 웹소설은 영화 드라마로 속속 다시 탄생하며 큰 인기를 모아 원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넷플릭스 제공
웹툰, 웹소설은 영화 드라마로 속속 다시 탄생하며 큰 인기를 모아 원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넷플릭스 제공
올해 웹툰 웹소설은 작품을 영상화한 2차 저작물로 더욱 인정받은 해였다. 몇 년 전부터 매출과 조회수가 치솟았음에도 대중문화계 비주류로 여겨졌지만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면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제작업계에서는 “웹툰 웹소설을 보지 않으면 요즘 트렌드를 읽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품성도 인정받는다. 작가가 드라마 제작을 제안하기 전에 드라마 제작사가 앞다투어 인기 작가와 계약하려 하고 있다.

○ 넷플릭스 통해 해외 진출한 웹툰


올해 웹툰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넷플릭스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잇달아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 퍼지고, 원작 웹툰의 인기까지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스위트홈’이다. 이 작품은 18일 넷플릭스 드라마로 공개된 직후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8개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원작 웹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공개 직후 네이버웹툰의 미국서비스에는 “넷플릭스 영상 보고 왔다” “원작 웹툰이 있는 줄 몰랐다. 쉬지 않고 봐야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경이로운 소문’ 역시 넷플릭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작품은 국내 방송사와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됐다.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넷플릭스 상위권에 자리 잡으며 호평을 받자 웹툰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웹툰 원작의 영화 역시 넷플릭스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을 찾는 이들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웹툰 작가인 홍작가의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발길을 돌린 것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승리호의 글로벌 흥행을 위해 최대 30개 언어 자막, 5개 언어 더빙으로 190여 개국에 공개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으로 가공돼 해외에서 인정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웹툰 ‘신의 탑’은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기업인 크런치롤의 투자를 받아 올해 4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세계 누적 조회수 45억 회를 돌파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는 “에피소드가 끝나자 이 이야기가 어떻게 독자들을 사로잡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호평했다. 웹툰 ‘기기괴괴 성형수’도 올해 9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1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디즈니플러스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지적재산권(IP)이 웹툰”이라고 말했다.

원작 매출도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3일 발표한 ‘2020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했다고 답한 업체는 60.5%, 해외 매출이 늘었다고 답한 업체는 71.9%였다. 권구민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집에서 작품들을 즐기는 이들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K팝 등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끈 덕도 있다”고 말했다.

○ 네이버, 카카오 등에 업은 웹소설


올해 웹소설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손을 거쳐 웹툰, 드라마 등으로 재창작되고 있다. 웹소설 ‘하렘의 남자들’은 올해 11월 웹툰이 공개된 뒤 누적 다운로드 수 2300만 회를 넘겼다. 총 누적 조회 수 1억 회 이상을 기록한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올해 5월 웹툰이 만들어진 뒤 웹소설 매출이 16억 원이나 늘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의 인기와 함께 원작 웹소설까지 다시 찾아보는 독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사내맞선’은 웹소설과 웹툰을 합쳐 국내외 누적 조회 수가 3억2000만 회에 달한다.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드는 제작사인 ‘크로스픽쳐스’는 카카오페이지 소속이다. 한 창작물이 다양한 IP로 제작된 뒤 다시 하나의 플랫폼으로 공급되는 장점도 있다. 웹소설 업계 관계자는 “웹소설, 웹툰, 드라마를 모두 제작할 수 있는 거대 기업이 IP의 다양한 변주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IT 기업이 소유한 웹툰, 웹소설 플랫폼은 국내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월간 이용자 수는 2016년 1월 150만 명에서 지난해 11월 1000만 명으로 늘었다. 카카오페이지의 전체 매출은 2016년 640억 원에서 지난해 2571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넷플릭스#웹툰#웹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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