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깊어가는 뮤지컬… 공연중단 늘리거나 아예 폐막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03시 00분


거리두기 연장에 운영난 가중
‘몬테크리스토’ 등 중단 연장 결정
‘노트르담…’은 2주 앞당겨 막내려

공연 조기 폐막을 결정한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 모습. 제작사 측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 조기 폐막을 결정한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 모습. 제작사 측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역당국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17일까지 2주 연장하면서 공연 중단 기간을 연장하거나 아예 조기 폐막을 결정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앞서 약 한 달간 공연을 중단했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고스트’ 등의 제작사 측은 4일 중단 기간을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연한 ‘몬테크리스토’의 EMK뮤지컬컴퍼니는 공연 중단 기간을 17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고스트’의 신시컴퍼니 역시 지난해 12월 5일부터 멈춘 공연 중단을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시 중단, 재개를 반복하며 관객들께 지속적 혼란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호프’ ‘젠틀맨스 가이드’ 등의 제작사 측 역시 중단 연장 결정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막 이후 호평받았던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는 당초 17일까지 계획한 공연을 2주 앞당겨 최종 폐막했다. 그간 이 작품은 2.5단계를 적용한 ‘두 칸 띄어 앉기’ 정책에 따라 객석 좌석의 30%만 판매하면서도 공연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기간 연장 방침이 결정되면서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작품 관계자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공연을 이어왔으나 2.5단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감당할 수가 없어 부득이하게 공연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거리 두기 2.5단계 방역지침이 공연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객석의 30%가량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공연 수익을 기대하기는커녕 출연료, 대관료, 관리비, 인건비 등을 충당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는 유례없는 위기에 처한 공연계의 ‘두 칸 띄어 앉기’ 지침을 재고해 달라는 호소문을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했다. 신춘수 추진위원장은 “2.5단계 정부 방침 상황 속에서 공연을 강행하는 부담이 크고 정책 변동으로 인한 좌석 운용이 달라짐에 따라 막대한 차질이 발생한다”며 “좌석 두 칸 띄어 앉기 조치는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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