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보던 무용을 위에서 내려보면… 코로나, 예술 바라보는 시각마저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7일 03시 00분


호주출신 사진작가 브래드 월스, 드론 이용해 피사체 담아내
“여백 강조해 거리두기에 적합”


앞에서 보던 무용을 위에서 내려보면 어떤 모습일까. 바닥은 무대 세트가 되고, 무용수의 그림자는 또 하나의 무용수가 된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무대가 멈춰 선 지금, 코로나19는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마저 바꿔 놨다. 드론을 이용해 피사체를 담아내는 호주 출신의 사진작가 브래드 월스(28·사진)를 서면을 통해 만났다.

사진가로서의 걸어온 길을 그는 한마디로 “완벽한 러브 스토리”라고 표현했다. 어려서부터 ‘사진 덕후’였던 그는 친구의 카메라를 빌려 이것저것 찍고 실험하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제품 디자이너이자 사진가로 4년간 활동하다 2017년 우연히 드론 항공사진을 접했다. 강한 이끌림에 그는 바로 드론을 주문했고, 새 여정이 시작됐다.

야외에서 주로 작업하던 그의 시선은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는 “무용수에게 촬영 방식을 이해시키는 게 꽤 어려웠지만 노력 끝에 드론과 교감하는 무용수의 모습과 그림자까지 담았다”고 했다. 이어 “의도한 건 아니지만, 빈 공간과 여백을 강조하고 사진가(드론)와 피사체의 ‘거리 두기’까지 가능한 예술은 이 시대에 적합하다”며 웃었다. 지난해 ‘2020 드론 사진 콘테스트’에서 테니스 선수를 촬영한 사진으로 수상한 그는 “각도, 방향, 관점 등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한 작가가 되겠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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