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날’은 아마존 주요 건물부터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구다. 매일매일이 ‘언제나 첫 번째 날(Always Day One)’인 것처럼 일하라는 의미에서 베이조스가 아마존 창립 후 20여 년간 강조해 온 메시지다. 2017년 직원과의 회의에서 한 직원이 “두 번째 날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두 번째 날은 정체의 날”이라며 “정체는 상실로, 고통스러운 절망으로, 그리고 결국 죽음으로 이르게 된다”는 베이조스의 말은 자칫 비대해지고 혁신에 느려질 수 있었던 아마존이 끊임없이 진화한 비결을 보여준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세계를 움직이는 이 5개 기술기업들은 어떻게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소속의 정보기술(IT) 기자인 저자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등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부터 파트타임 직원까지 2년에 걸쳐 임직원들을 만났다.
각 기업을 탐구하며 발견한 특징은 키워드를 통해 보여준다. 아마존의 ‘발명 문화’, 페이스북의 ‘피드백 문화’, 구글의 ‘협력 문화’, 애플의 ‘다듬기 문화’,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직 문화’다. 아마존은 하나의 창조가 일어난 다음 날은 다시 아마존의 첫 번째 날인 것처럼 새로운 창조를 시작한다. 부정적 피드백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말단 사원이 저커버그에게도 바로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페이스북의 문화도 생생히 보여준다. 협력이 강점인 구글의 경우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 과정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검색, 하드웨어, 인공지등 등 다양한 팀이 협업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비결을 공개한다.
각 기업에서 긍정적인 면모만 발견한 것은 아니다. 애플은 아직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기존의 관습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처절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팀 쿡이 이끌고 있는 애플에서 발명은 한두 사람의 비전가에 의해 이뤄지고, 협력은 보안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수익성이 높은 기존 비즈니스인 윈도와 오피스에만 집중해 새로운 기술의 발명이 더뎠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내 수직 구조를 없애고 발명 분위기를 조성한 과정을 통해 혁신을 실천하는 방법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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